피부에 생긴 결절, 말기암의 신호일 수 있다
피부에 딱딱한 결절이 생긴다는 것. 언뜻 들으면 피지낭종이나 지방종 같은 양성 종양이 먼저 떠오른다. 통증이 없고 색도 붉지 않다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간혹 그 무심한 결절이 몸속 깊숙한 장기에서 시작된 암이 피부까지 전이된 것일 수 있다는 사실, 알고 있었을까?
튀니지 튀니스의대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위장관계 암이 피부로 전이되는 사례는 전체 암 전이의 0.4~0.6%로 매우 드물지만, 사망까지의 시간은 평균 1.5개월에 불과하다. 그 중 일부는 진단 후 한 달도 못 가 생을 마감했다.
위암, 췌장암, 대장암 등 소화기계 암이 피부에 전이되면 몸통, 가슴, 겨드랑이, 얼굴 등 다양한 부위에 결절 형태로 나타난다. 이 결절들은 딱딱하고 움직이지 않으며, 지방종이나 셀룰라이트처럼 보이기 때문에 쉽게 오진되기 쉽다.
실제로 췌장암이 피부로 전이된 67세 남성 환자의 사례도 있다. 그는 몸통과 두피, 손에 작은 결절이 여러 개 생겨 피부과를 찾았고, 그 결과는 ‘췌장암 말기’. 췌장 종양은 이미 2.6cm 크기로 자라 있었고 간을 포함한 전신으로 퍼져 있었다. 진단 후 4주도 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췌장암은 침묵 속에서 자란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거의 불가능한 암으로 악명이 높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 등 가운데나 옆구리 쪽으로 번지는 애매한 통증
✔ 설명할 수 없는 급격한 체중 감소
✔ 갑작스러운 황달
✔ 식욕 저하, 피로감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일반적인 스트레스나 위장장애로 오해되기 쉽다. 문제는 이때 이미 3기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게다가 피부에까지 암세포가 퍼졌다면, 이는 이미 혈관이나 림프를 통해 전신으로 전이된 상태다. 생존 가능성은 극히 낮고, 치료의 목적은 완치가 아닌 삶의 질 개선에 가까워진다.
결절 하나가 말해주는 침묵의 경고
몸에 생긴 작은 변화, 특히 이전과 다르고, 잘 낫지 않는 피부병변이 있다면,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피부로 암이 전이된 결절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 딱딱하고 움직이지 않으며 통증이 없다
✔ 크기가 점점 커지거나 개수 증가
✔ 자주 다치는 부위가 아님에도 반복되는 궤양 또는 딱딱한 홍반
✔ 치료 반응이 없는 피부 트러블
특히 50대 이상에서 이런 증상이 있다면 단순한 피부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췌장암을 막는 첫 걸음, 생활 속의 변화
췌장암 예방은 생각보다 일상적인 습관에서 시작된다.
췌장염, 특히 만성 췌장염은 췌장암의 가장 위험한 인자 중 하나다.
만성 염증으로 인해 췌장이 딱딱해지고 기능을 잃게 되면, 암 발생 가능성은 최대 18배까지 높아진다.
예방을 위한 3가지 핵심 습관
✔ 금주와 절주
음주는 췌장에 지속적인 염증을 일으키며, 특히 소주처럼 도수가 높은 술은 췌장을 더 빠르게 망가뜨린다.
✔ 가공육과 과도한 고온 조리 음식 줄이기
베이컨, 소시지 같은 가공육과 바싹 구운 고기, 튀김류는 췌장에 부담을 주며, 발암 위험을 높인다.
✔ 감귤류, 생선, 엽산 풍부한 음식 섭취
오렌지나 자몽 같은 감귤류는 항산화 효과가 있고, 등푸른 생선에 많은 오메가-3 지방산은 염증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 정기적인 검진도 중요한 예방 수단이다.
CA19-9와 같은 종양 표지자 검사는 일반인을 위한 선별검사로는 한계가 있지만, 췌장암을 진단받은 후에는 경과를 확인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그냥 결절이겠지"라는 안일함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건강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한다.
‘몸에 난 작은 몽우리는 별거 아닐 거야.’
하지만 그 ‘별거 아닌 것’이, 어쩌면 우리 몸이 마지막으로 보내는 구조 신호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