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노년 치매 위험 높인다? 이혼·비혼이 더 건강

결혼이 건강에 좋다는 통념에 반하는 연구 결과...

by 사람인척

-18년간 추적, 결혼 여부 따른 치매 분석

-기혼 노인 집단에서 발병률 가장 높아

-이혼·비혼 집단은 알츠하이머 위험도 낮아

-사회적 통념과 다른 결과로 반향 예상


결혼이 노년기 인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믿음은 오랜 시간 통설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한 장기 추적 연구는 이 같은 기존 상식을 뒤집는 데이터를 제시하며, 치매 예방과 관련된 새로운 논의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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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4일, Medical Xpress는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의과대학과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 공동 연구진의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결혼한 노인보다 이혼했거나 결혼하지 않은 노인들이 오히려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결혼이 곧 인지 기능 보호의 열쇠가 아닐 수 있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연구는 미국 알츠하이머 질환 조정센터(NACC)를 통해 모집된 약 2만4천여 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최대 18.44년 동안 정기적인 인지 기능 검사를 받았다. 분석은 이들의 초반 결혼 상태(기혼, 이혼, 미혼, 사별)를 기준으로 집단을 나눠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연구 기간 동안 전체 참가자의 약 20.1%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 이 중 기혼자는 21.9%의 발병률을 보였고, 사별한 경우도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혼자의 경우 12.8%, 미혼자의 경우는 12.4%로 현저히 낮았다. 특히 초기 모델에서는 이혼자는 기혼자 대비 34%, 미혼자는 40% 더 낮은 위험도를 보였다.


이후 참가자들의 건강 상태, 생활 습관, 유전적 요인 등을 모두 고려한 종합 모델에서도 이혼자와 미혼자의 낮은 치매 위험은 그대로 유지됐다. 반면, 사별자의 경우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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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상태, 인지 건강과 어떤 상관이 있을까


이번 결과는 단순한 인과 관계보다, ‘결혼’이라는 관계 구조가 노인의 정신적·정서적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복합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예컨대 결혼 생활에서 오는 지속적인 책임감이나 관계 갈등은 장기적으로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인지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연구는 단순히 치매 발생률만이 아니라, 치매의 유형에 따른 차이도 분석했다. 기혼자들은 알츠하이머병과 루이소체 치매 발생률이 높았으며,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의 진행 속도도 더 빨랐다. 반면 이혼자와 미혼자는 이러한 진행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혈관성 치매나 전측두엽 치매와 같은 특정 유형에서는 결혼 여부에 따른 뚜렷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인지 질환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단일하지 않음을 시사하며, 결혼 상태가 인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특정 치매 유형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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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도 주목해야 할 시사점


이 연구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한국 역시 1인 가구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비혼·이혼 인구가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노인 복지 정책이나 건강 프로그램은 대체로 ‘가족 중심’ 구조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는 개인화된 삶의 방식에 맞춘 접근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이번 연구는 단순한 자기보고식 설문이 아닌, 의학적 기준에 따라 정기적으로 수행된 전문적인 임상 평가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다. 즉, 사회적 편견이나 선입견이 아닌 실제 건강 지표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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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 치매 예방의 해답은 아닐 수도


결혼은 사회적 지지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지만, 그것이 곧 인지 기능을 보호해주는 절대적인 조건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 메시지다. 오히려 개인의 삶의 질, 정신 건강, 일상의 스트레스 수준 등이 치매 예방에 더 밀접한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결혼 여부보다는, 관계의 질과 개인의 정서적 안정, 그리고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가 노년기 인지 건강의 핵심 요소로 새롭게 조명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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