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마셨다간 심혈관 질환...
하루 한 캔, 아무 죄책감 없이 손이 가는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당류 섭취를 줄이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음료지만, 이 선택이 오히려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때 다이어트를 결심한 친구가 “난 이제 제로만 마셔!”라며 일반 탄산음료 대신 다이어트 탄산을 즐겨 마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칼로리 부담 없이 톡 쏘는 청량감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선택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같은 선택이 심혈관 건강에 예상치 못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인공 감미료란 설탕 대신 음식과 음료에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저칼로리 또는 무칼로리 화학 물질이다.
음료, 디저트, 즉석식품부터 케이크, 껌, 치약까지 수천 가지 제품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감미료로는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스테비아 등이 있다.
영국 암 연구소(Cancer Research UK)와 미국 국립 암 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는 감미료가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모든 감미료는 식품 및 음료에 사용되기 전 엄격한 안전 테스트를 거친다.
감미료 옹호자들은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혈당 수치를 조절하며,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감미료가 오히려 식욕을 자극해 체중 증가와 비만의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2025년 2월 19일, 데일리메일(Daily Mail)에 따르면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에서 진행한 연구에서 아스파탐이 동맥에 지방을 축적시켜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쥐에게 12주 동안 아스파탐이 포함된 식단을 제공했고, 이는 인간이 하루 세 캔의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섭취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연구 결과, 아스파탐을 섭취한 실험군의 동맥에는 지방 침착(죽상동맥경화)이 증가했고, 혈관 내 염증 수치도 높아졌다.
특히, 혈중 포도당 수치 상승과 함께 CX3CL1이라는 단백질이 증가했는데, 이는 혈관 내벽에 달라붙어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 단백질이 혈류에서 쉽게 제거되지 않고 혈관 내벽에 머물며 지방과 염증세포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인공감미료가 포함된 식품과 음료를 흔히 접하는 현대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2022년 프랑스 연구에서는 하루 78mg(다이어트 탄산음료 반 캔 분량)의 인공감미료를 섭취하는 사람이 심장마비 위험이 10% 증가하고, 뇌졸중 위험이 20%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두고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RMIT 대학의 올리버 존스 교수는 “이번 연구에 사용된 쥐는 선천적으로 심혈관 질환에 취약한 품종이며, 고지방·고콜레스테롤 식단을 함께 제공받았다”라고 지적했다.
즉, 아스파탐 자체의 영향인지, 다른 요인이 작용했는지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공감미료 섭취를 줄이는 것이 심혈관 건강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모나쉬 대학(Monash University)의 마크 월퀴스트 교수는 “설탕 대체 감미료의 불필요한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반 탄산음료가 더 건강한 선택이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영국 심장재단(British Heart Foundation)의 연구 책임자인 제임스 레이퍼 교수는 “설탕이 포함된 탄산음료나 인공감미료 음료 모두 과다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가공식품과 단 음료의 섭취 자체를 줄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건강을 위해 ‘제로’ 음료를 선택하지만,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탄산음료 섭취를 줄이고, 물이나 천연 과일 차 등의 대체 음료를 고려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제로’라는 단어에 속아 무심코 마셨던 다이어트 탄산음료가 당신의 건강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