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멸종위기종 ‘코뿔이구아나’ 첫 공개…보전 가치 주목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보기 힘든 특별한 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8월 26일 국립생태원으로부터 멸종위기종 코뿔이구아나와 초록이구아나를 기증받아, 동물원 동양관을 통해 시민들에게 처음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코뿔이구아나는 이름처럼 코끝에 뿔 모양 돌기가 돋아난 독특한 외형을 지닌 파충류입니다. 주로 도미니카와 아이티가 위치한 히스파니올라섬에 서식하며, 최대 1.3m까지 성장할 수 있습니다. 채식성이지만 필요할 때는 곤충이나 작은 동물도 섭취하는 다채로운 식성을 보입니다.
1마리에 2,500만 원…가격 뛴 배경은
현재 국내에 확인된 개체 수는 10여 마리에 불과합니다. 이 희소성 덕분에 개체당 가치는 약 2,500만 원에 이르는데요. 단순히 ‘희귀해서 비싸다’는 차원을 넘어, 유전자 다양성 확보와 보전 연구의 가치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입니다.
또한, CITES(멸종위기종 국제거래 협약) 부속서Ⅰ에 등재되어 있어 해외 거래가 극도로 제한되는 점도 가격 상승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결국 국내에 남아 있는 개체는 단순 전시물이 아닌 보전 자원으로서 전략적 의미를 갖게 된 셈입니다.
동물원 전시와 보전 사이
서울대공원은 이번 기증을 단순 전시가 아닌 ‘생물 다양성 보전’의 일환이라 설명합니다. 시민들이 멸종위기종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생태 보전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하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동물원의 인공적 환경이 야생의 생태를 충분히 재현하지 못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자연 서식지와 유사한 사육 환경 조성, 행동 습성을 고려한 관리, 번식 연구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멸종위기 생명, 어떻게 지켜야 하나
세계적으로 극소수만 남은 이 생명체가 과천에서 공개된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보전은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명을 지키는 실질적 계획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서울대공원에 찾아간 시민들에게도 중요한 질문이 남습니다. 우리가 목격한 것은 단순히 희귀한 전시물이었을까요, 아니면 멸종의 위기 속에서 살아남은 생명에 대한 책임의 시작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