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랜드로버도 아냐 영국 휩쓸고 있다는 SUV 정체
영국 자동차 시장에서 상상하지 못한 이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현재 현지 자동차 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는 주인공은 전통의 강자 랜드로버나 테슬라가 아닙니다. 바로 중국 체리자동차의 수출 브랜드인 제이쿠가 그 주인공입니다.
블룸버그와 영국 현지 매체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제이쿠 7 SUV는 지난 12월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는 영국의 자존심인 미니 쿠퍼는 물론 전 세계 전기차 열풍의 주역인 테슬라 모델 3까지 제친 결과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제이쿠라는 브랜드가 영국 시장에 진출한 지 불과 1년 만에 이뤄낸 성과라는 점은 놀라움을 넘어 공포에 가깝습니다. 2025년 말 기준 제이쿠는 영국 내 시장 점유율 1.4퍼센트를 확보하며 혼다와 시트로엥 같은 기성 브랜드들을 이미 추월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전문가들의 평가와 소비자의 선택이 정반대로 갈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영국의 권위 있는 자동차 전문지 왓카는 제이쿠 7에 대해 별점 5점 만점에 단 2점만을 부여했습니다. 승차감과 핸들링이 실망스럽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조잡하다는 혹평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전문가들의 경고를 비웃기라도 하듯 전시장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영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테무 랜드로버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이 차량의 최대 매력은 단연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과 디자인입니다.
외형만 보면 랜드로버 이보크를 연상시키는 세련된 고급스러움을 갖췄으면서도 가격은 이보크보다 약 1만 4천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2,400만 원가량 저렴합니다. 제이쿠 7 가솔린 모델의 시작 가격은 약 3만 파운드 수준으로 랜드로버의 시작가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입니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진 영국 소비자들에게 디자인은 명품급이면서 가격은 보급형인 이 차량은 거부할 수 없는 선택지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7년이라는 파격적인 보증 기간과 화려한 실내 옵션은 성능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기에 충분했습니다.
영국 내 중국차의 약진은 제이쿠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비야디의 실 U 모델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현재 영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10대 중 1대는 중국 브랜드 차량입니다. 이는 불과 1년 만에 점유율이 두 배로 뛴 수치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과거 중국차를 저가형 짝퉁으로 치부하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디자인과 보증 정책을 앞세워 실용적인 소비자들의 마음을 공략하는 전략이 먹혀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브랜드들이 단순한 모방을 넘어 현지화 전략과 파격적인 사후 서비스를 결합하면서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성능보다는 보여지는 가치와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강화될수록 중국차의 공습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영국에서의 이례적인 성공 사례는 중국차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상륙했을 때 어떤 파급력을 미칠지 가늠하게 하는 척도가 됩니다. 브랜드 가치보다 실리를 택하는 유럽의 변화가 우리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