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게으른 게 아냐! 이해해 줘...
- '아는 형님' 이현이의 고백, 기면증의 진짜 모습
방송인 이현이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무대 위에서 당당한 모습으로 빛나던 그녀가 사실은 희귀 질환인 기면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단순한 '졸음'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지난 22일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서 이현이는 기면증 진단을 받았음을 고백했다. 그녀는 “나는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잔다”라며, 실제로 병원 검사 결과 기면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를 듣던 패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서장훈은 "이현이는 감정이 고조될 때도, 피곤할 때도, 심지어 아이가 울 때도 그냥 잔다"며 평소 그녀의 독특한 수면 패턴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현이는 “이틀 동안 수면 검사를 받았는데, 상위 10%에 해당하는 심한 기면증이라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기면증은 낮 동안 참을 수 없는 졸음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계 질환이다. 단순히 피곤해서 잠이 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수면 상태에 빠지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면증 환자들은 일반인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깊은 수면(REM 수면)에 도달하는 경향이 있다. 정상인은 보통 90분 정도 걸려야 하는 이 과정이, 기면증 환자들은 단 8분 만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현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전문의가 밝힌 그녀의 수면 검사 결과에 따르면, 낮잠 5회 중 5회 모두 3분 이내에 잠들었으며, 렘수면에 빠르게 도달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그녀는 자주 꿈을 꾸지만, 충분히 숙면을 취하지 못해 항상 피곤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현이는 학창 시절부터 기면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수업을 듣다가도 나도 모르게 옆으로 넘어졌다. 짝꿍이 늘 나를 잡아줬다”라고 말했다.
꾸벅꾸벅 졸다 혼나는 일반적인 학생들과는 달리, 그녀는 말 그대로 '기절하듯' 잠이 들었기 때문에 선생님도 혼낼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기면증은 단순히 낮잠을 자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학업 성취도는 물론 직장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면증 환자들은 심한 졸음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중요한 순간에 졸아버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오해를 사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게으르다는 오해를 받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의는 "한국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 중에 ‘나는 베개만 대면 바로 잔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사실 이건 건강한 수면 패턴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수면 과정에서는 서서히 졸음이 오고, 깊은 수면을 거쳐야 하는데, 너무 빠르게 잠드는 것은 신경계 이상을 의심해야 하는 증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면증은 청소년기부터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감정 변화에 따라 근육의 힘이 빠지는 탈력 발작이나 수면 마비(가위눌림), 생생한 환각을 동반할 수도 있다. 이런 증상들은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
현재 기면증은 완치가 어렵지만,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조절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전문의는 “기면증 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일반인보다 덜 졸리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현이 역시 2020년 병원 진단 당시 약을 처방받았으나, ‘너무 각성될까 봐’ 걱정돼 복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약물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 리듬을 찾을 수 있으며, 치료를 미루면 우울증 등의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낮 동안 참을 수 없이 졸음이 밀려온다.
✅ 감정이 격해질 때(웃거나 화낼 때) 갑자기 힘이 빠진다.
✅ 잠들거나 깨어날 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수면 마비(가위눌림) 경험이 잦다.
✅ 잠들기 직전 생생한 환각을 경험한다.
✅ ‘머리만 대면 바로 잔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만약 위의 증상 중 2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기면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현이의 고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기면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보통 ‘졸음’을 피곤함의 증상 정도로만 여겼지만, 실제로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일 수도 있다.
그녀의 사례는 단순한 연예인의 건강 이슈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을 수 있는 문제를 상기시키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혹시 주변에 지나치게 졸음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수면 질환일 가능성을 고려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