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에서 승무원들이 주고받는 은밀한 신호의 정체
비행기는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 중 하나로 꼽히지만, 기내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혹시 승무원들이 특정한 단어를 사용하며 소곤거리는 걸 들은 적이 있는가?
만약 들었다면 긴장해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들은 긴급 상황을 빠르게 공유하면서도 승객들에게 불필요한 불안감을 주지 않기 위해 특정 암호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3월 1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TYLA는 항공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은밀하게 사용하는 코드 단어들을 공개했다. 평범한 대화처럼 들리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모르는 긴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렇다면 승무원도 듣고 싶지 않은, 비행 중 절대 마주하고 싶지 않은 단어들은 무엇일까?
비행 중 사망? ‘코드 300’과 ‘엔젤’
비행 중 승객이 심각한 건강 문제로 쓰러졌을 때, 승무원들은 응급조치를 시도한다. 하지만 회복이 어려운 경우, 그들은 ‘코드 300’ 혹은 ‘엔젤’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는 기내에서 사망자가 발생했음을 의미하는 코드로, 다른 승객들에게 불필요한 공포를 주지 않기 위해 사용된다.
장거리 비행에서 가끔 발생하는 사례이지만, 항공사들은 이에 대비해 철저한 매뉴얼을 운영한다. 혹시라도 이 단어가 들린다면, 동요하기보다는 승무원들의 안내에 따라 조용히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행기 납치? ‘스쿼크 7500’과 ‘호텔’
비행 중 가장 듣기 싫은 단어 중 하나는 ‘스쿼크 7500’이다. 이는 항공기 납치가 발생했을 때 조종사가 관제탑에 보내는 신호로, 비행기 트랜스폰더가 7500 코드를 전송하면 보안 당국이 즉시 대응에 나선다. 승무원들이 이 단어를 사용한다면, 기내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호텔’이라는 단어 역시 보안 위협과 관련된 용어로, 상황이 극도로 민감할 때 사용된다. 만약 기내에서 이 단어들이 오간다면, 승객들은 침착하게 행동하고 불필요한 움직임을 삼가는 것이 좋다.
의료 비상? ‘코드 옐로’와 ‘팬팬’
기내에서 승객이 갑자기 어지러움을 호소하거나 구토 증상을 보이면, 승무원들은 ‘코드 옐로’를 사용한다. 이는 비교적 경미한 의료 문제를 의미하며, 신속한 조치를 위해 사용되는 코드다.
반면, ‘팬팬(Pan-Pan)’은 보다 심각한 긴급 상황을 뜻하지만, 즉각적인 위험은 아닌 경우 사용된다. 예를 들어, 항공기 기체 결함이 발생했지만 조종이 가능한 상황이거나, 위급한 의료 문제가 있지만 즉각적인 착륙이 필요하지 않을 때 활용된다.
승객을 향한 암호? ‘VIP’와 ‘코드 아담’
승무원들은 때때로 특정 승객을 코드로 지칭하기도 한다. ‘VIP’라는 단어는 원래 ‘매우 중요한 사람(Very Important Person)’이라는 뜻이지만, 항공업계에서는 ‘매우 짜증 나는 승객(Very Irritating Passenger)’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거나, 승무원들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는 승객을 지칭할 때 사용된다.
또한, ‘코드 아담’은 공항에서 실종된 어린이가 있을 때 사용되는 신호다. 이 코드가 방송되면 공항 직원들은 즉시 출입문을 통제하고 아이를 찾기 위한 수색을 시작한다. 이는 유괴나 실종을 방지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로, 전 세계 공항에서 공통적으로 활용된다.
비행 중 이 단어를 들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행 중 이러한 단어를 직접 들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만약 우연히 듣게 된다면 불안해하기보다는 침착하게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승무원들은 무엇보다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모든 비상 상황에 대비한 철저한 훈련을 거친 전문가들이다.
그러니 다음 비행에서 승무원들의 대화 속에서 낯선 단어가 들린다면, 괜한 공포를 느끼기보다는 그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사실을 신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응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