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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리다 Nov 17. 2023

단양쑥부쟁이

보라빛향기

시월의 어느 날 걸었던 산책길에서 만난

단양쑥부쟁이

아름다운 오후 햇살에

얇은 꽃잎들의 속살이 다 비치는 듯하다.

가느다란 가지 위에

해맑게 웃고 있는 꽃송아리들

그들 중 한 무리들에게 다가가 보니

만개하여 흐트러지게 핀 꽃,

이제 씨앗을 품고 저 멀리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꽃,

꽃봉오리 터질 듯 말 듯

늦은 개화 준비하고 있는 꽃,

모두 각양각색이다.


멀리서 봤을 땐 다른 종류의 꽃인가 했는데

줄기를 따라가 보니

한 뿌리이다.

혹시나 바람이 불어줄까 하고

하늘을 날 준비를 단단히 한 이 꽃씨들은

기다란 목을 쭉 빼고 자신이 바람에 몸을 싣고

하늘을 날 그때를 준비한다.


휘~휘!

바람아 불어다오!

저 멀리 강가에 앉아 내년 봄 싹을 틔울 수 있게

휘~휘!

바람아 불어다오!

저 건너마을 할머니댁 대문 앞에 앉아

내년 봄 싹을 틔울 수 있게


노오란 오후빛이

쑥부쟁이 꽃씨들의

긴 기다림을 이해한다는 듯

따스한 빛을 선물한다.

간질간질 강아지풀들도 고개 숙여

꽃들에게 속삭인다.


걱정하지마! 비록 오늘,

바람에 꽃씨를 보내지 못했어도

 반드시 너의 때는 올꺼야.

바람에 몸을 싣고 훨훨 날아서 좋은 곳에서

다시 피어날 때가 올꺼야.

   글.사진 : by 꿈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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