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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리다 Nov 23. 2023

가을오후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Photo by 꿈그리다

11월답지 않게 포근했던 하루 중

오후의 따뜻한 햇살을 만났습니다.

강가에 윤슬이 반짝반짝 아름답게 빛나고,

주변은 자연의 소리로 가득합니다.

하루 중 제일 예쁜 윤슬이 있는 시간은

 오후 두 시부터 네시사이.

볕이 좋은 날엔 그 시간대가

제일 반짝이는

윤슬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에요.

Photo by 꿈그리다

물에 비친 햇살에 취해

잠시 벤치에 앉아 이 아름다운 풍경을

눈과 귀 그리고 마음으로 담아봅니다.

Photo by 꿈그리다

부지런히 엄마오리 따라가는 아기오리,

금슬 좋은 청둥오리 한쌍.

'촤르르 촤르륵' 강물을 가르면서

먹이를 사냥하고, 깃을 정리하기도 하며

그들만의 일상으로 매우 부산합니다.

잎을 모두 떨군 숲이 쓸쓸하지만

그래도 오후 빛이 따뜻합니다.

활짝 핀 억새와

갈대의 은빛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바람에

나부낍니다.

바람에 몸을 맡기고

흔들흔들

춤도 추어봅니다.


가끔은 나도 이렇게

현실의 상황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힘을 빼고

나를 맡기고 싶습니다.


깊은 생각 없이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햇살이 내리쬐면

내리쬐는 대

그대로 온전히

나를 주어진 시간에 맞춰

흘러가게 말이지요.


Photo by 꿈그리다
잠시 앉아 쉬려 앉았는데 시간은 왜 이리 빠른 걸까요?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산 뒤쪽으로 기웁니다.
갈대와 억새의 은빛머리칼이
황금색으로 바뀌는 황홀한 시간이네요.

글.사진 by 꿈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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