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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리다 May 08. 2024

그림 스케치하기

내 마음 흘러가는 대로 연습

색연필 연습작 by 꿈그리다

스토리 보드를 작성한 후, 모든 회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려야 했기에 마음의 부담감은 커다란 돌덩이를 가슴팍에 얹은 느낌이었다.


'나는 과연 어떤 도구를 사용하여 무슨 그림을 그릴 것인가?'


다양한 그림도구들이 즐비해 있는 문구점을 모두 함께 방문하여 둘러보기도 하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다른 미술도구들을 가져와서 서로 테스팅도 해 보았다. 나는 이 무렵(2023.11.19) 색연필 보태니컬아트를 시작한 지 두어 달이 되었던 시점이었지만, 사실 -보고 그리는- 색칠공부 수준에 지나지 않아서 그림체를 선택하기가 매우 막막하였다. 도서관에 가서 다양한 그림책을 빌려보며 어떤 종류들이 있는지 탐색하기도 하고, 회원님들과 각자의 집에 있는 그림책들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어떤 분은 목탄을 선호하기도 하였고, 어떤 분은 색연필을, 또 어떤 분은 오일파스텔을 선호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채색도 채색이겠지만 가장 급한 것은 스케치였다. 스토리 보드에 들어간 그림들은 그저 실루엣이나 그림의 배치 등을 보는 용으로 한 것이기에 본격적인 스케치와는 또 다른 결이었다.


2주 차 수업을 마친 후 작가님께서 다음 3주 차 수업 전까지는 다양한 그림체로 많이 그려보라고 하셨다. 단순한 라인만으로 그릴 수도 있고, 디테일하게 그릴 수도 있으며, 또한 만화형식으로도 가능하다고 하였다. 혹은 추상적인 이미지만으로도 그릴 수 있다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콜라주의 형태로도 가능하며, 혹은 오브제를 사용하여 이야기를 전개할 수 도 있다고 하였다.

사실, 그렇게 보자면 그림은 정말 자신이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면 되는 것이었다. 다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시중에 나와 있는 그림책들의 그림처럼 예쁘게 개성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열정이 가득했기에 그 중압감이 더 깊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회원들 모두가 열심히 자신들의 그림체를 찾고자 이렇게 저렇게 다양한 시도를 해 보았다. 나 역시 소똥구리를 어찌 그려야 할지 다양한 곤충도감을 샅샅이 찾아보기도 하였지만 캐릭터로 잡기에는 상당히 난이도가 있었다.

흐릿한 연필선으로 아래처럼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헌데 가장 문제는 그릴 때마다 소똥구리가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릴 때마다 모습이 다른 새로운 소똥구리가 그려졌다.

이일을 어쩐단 말인가! 나의 캐릭터가 안 그려진다!

그릴 때마다 다른 소똥구리가 되어 뿅! 하고 사라지는 것이다. 어찌하면 좋으리오.

일관된 캐릭터 스케치가 되어야 하는데, 수십번을 그려도 조금씩 느낌이 다르게 그려졌다. 내손을 움직여 그리고는 있지만 아직 그림이 내것이 아닌듯한 느낌이였다. 어떤장면은 잘 그려지고, 컨디션이 좋지않으면 진짜 생경한 소똥구리가 그려지기도 했다.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 소똥구리 연습작 by 꿈그리다

이토록 일관되지 않는 그림체 덕분에 손끝이 부르터라 스케치연습을 하였다. 눈 앞에 빈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동그란 몸과 기다란 다리를 가진 소똥구리를 계속 그려냈다. 선이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하고, 점점 그림에 균형이 조금씩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통일된 형태의 캐릭터를 그려내야 하기에 소똥구리 그리는 연습을 멈출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표정을 넣어야 했기에 캐릭터에 감정을 싣는 그림도 열심히 연습했다.

연필 스케치후 다양한 도구로 샘플만들기

 작가님께 그림 스케치에 관련하여 몇가지 주의점을 배웠다. 원화 그림을 스케치하기 전에는 다음과 같은 주의 사항이 있다.   


그림책 스케치 주의사항

1) 가운데 접지선 피하기

2) 연필선은 약하게

3) 글자리 생각하고 비워두기

4) 인물 진행방향은 오른쪽으로


첫 번째 1) 가운데 접지선을 피하는 것은 우리가 채택한 8절 스케치북을 기준으로 하여 반을 접어 중간 부분에 위치하는 그림을 주의하여야 한다고 했다. 장면이 바뀌거나 혹은 인물의 팔, 다리, 혹은 그림의 부분들이 잘려서 인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2) 연필선은 약하게 하라고 한 부분은 채색을 할 때 연필선을 지우고 채색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연필선이 약하게 들어가야 채색 후 인쇄 할 때 지저분한 연필선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한, 3) 글이 들어갈 자리를 염두에 두고 하여야 글과 그림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글밥과 그림이 다른 내용을 전달하는 상황이 연출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4) 등장인물의 진행 방향은 보통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흐름으로 해야 독자가 책을 넘기면서 장면에 몰입도가 높아진다고 하였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면이 기대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아래의 오른쪽 예시 그림은 신정혜 회원님의 '내가 안아줄게요 '의 스케치 더미북형태의 연습작품이다. 연습용 더미북형태였지만 지면의 공간기획과 그림배치 활용도는 상당한 수준이었기에 회원님들의 부러움을 샀다. 뿐만 아니라 그림의 강약이 잘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그림이 전달하는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스케치 주의사항 by 꿈그리다ㆍ

집중적으로 스케치를 하던 중에 회원분들은 고정캐릭터(주인공'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개성 있게 주인공으로 일관된 캐릭터 형태의 모습을 그려낼까 고민을 하였다. 정말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수없이 그리고, 지우길 반복하고서야 가까스로 각자 이야기의 메인 주인공을 비슷하게 그려내기 시작했다.


스케치를 하며 3회차 스케치시간이  쏜 살처럼 휘릭 다 지나가 버렸다. 턱없이 부족한 우리의 스케치시간에 대해 작가님께 호소하였다.


"작가님, 우리 이대로 다음 마지막 회차 채색 못 들어갈 것 같아요. 이제 겨우 세컷 완성했어요."


"작가님 저 그림 포기할까봐요. 주인공 그림도 제대로 안나와요. 배경은 엄두도 안나고요."

여덟명 중 일곱은 이렇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작가님과 기획자님께 부탁하였다. (여덟명 중 한 분은 이미 자녀와 함께 그렸던 그림으로 기획을 하고 계셨던터라 다른 그림을 다시 그릴필요가 없는 상황이였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현재 짜여진

일정 스케줄보다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우리의 걱정어린 부탁을 들으신 두 분은 서로 일정조율이 가능한지 잠시 이야기 나누셨다.


못다 그린 스케치북  앞에서 울상을 짓고 있는 여러 회원들 모습이 기다란 그림자로 책상앞에 드리웠다. 이대로 다음 주 채색 후 제출은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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