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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아침의 여백

by 대전은하수 고승민

아침 햇살이 창을 타고
내 친구들인 화초 위로
태초의 빛을 뿌려준다.


아직 꿈속에 잠긴 가족들을 위해
나는 이어폰을 끼고
조용한 음악에 몸을 실는다.


씁쓸하고 달콤한
캡슐 커피 향기에
마음마저 은은히 젖어드는 이 순간
나만의 공간은
감미로운 여백으로 채워진다.


슈만의 트로이메라이가 지나고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가 흐른다.


시간은 멈춘 듯 흘러가고
그 선율 따라
말없이 지나간 시간들이


꿈결처럼,
아득한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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