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님이 오시는군요
봄을 고이 보내시려네요
연녹색의 잎들을 더욱 푸르게 적시고
꽃가루를 씻어 맑게 하시려는군요
나뭇가지 위의 참새가
날개 짓으로 비 님을 털어내네요
시든 꽃잎이 흩어지고
아스팔트에 고인 빗물에 살며시 비칩니다
그리운 사람의 얼굴이
이 비가 그치면 여름의 향기가
더욱 도시를 감싸겠죠
잿빛의 하늘은 묘한 색을 풀어내고
그 흐린 하늘에도 보이네요
그리움이
"살면서 문득 스치는 감정과 느낌들을, 일기처럼 써 내려갑니다 — 시와 산문 사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