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꿈

2025년 8월 19일 오후의 일기

by 대전은하수 고승민

이제 8월 하고도 19일 예전 같으면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왔을 테지만 요즘은 환경변화 때문인지 여름이 훨씬 길어지고 습도도 높고 견디기 힘든 계절이 되었어, 여름의 낭만이 예전같이 않아 나이 때문이겠지만...

암튼 이제 이번 주만 지나면 무더위는 조금씩 물러 나겠지?

하긴 이번 주 토요일이 더위도 물러난다는 '처서'잖아.

지겹게 느껴지는 여름도 지난 추억을 더듬으면 즐거웠던 일도 많이 있을 것 같아.


“한여름밤의 꿈(한 여름밤의 꿈, A Midsummer Night’s Dream)”이라는 표현은 원래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희곡 제목에서 비롯되었다고 해.

1595~1596년경에 쓰인 그의 희극 A Midsummer Night’s Dream이 바로 그 출발점인데,

이후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한여름밤의 꿈” 또는 “한 여름밤의 꿈”이라는 문장, 표현이 일반적으로 쓰이게 된 것이죠.

즉, 지금 우리가 쓰는 이 표현은 셰익스피어 작품 제목에서 시작되어 문학적 은유로 확장된 것이지.


셰익스피어의 희극 속 몽환과 환상, 멘델스존의 음악 속 사랑과 축복, 드라마의 대사처럼 달콤한 여름밤의 설렘까지..
그런데 막상 최근의 나 자신을 돌아보면, 찌는 듯한 더위와 피곤함 속에 늘어진 모습만 보이고, 그래서 “왜 나는 그런 꿈같은 시간을 누리지 못할까” 하는 실망이 밀려와.

하지만 사실 “한여름밤의 꿈”이라는 말 자체가 잠시 스쳐가는 환상, 현실보다 더 현실 같지만 결국 흩어지는 꿈이라는 뜻도 함께 담고 있거든.
어쩌면 지금의 무더위와 지침도 지나고 나면, 문득 어떤 순간이 “그때도 나에겐 작은 한여름밤의 꿈이 있었지” 하고 회상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게 뭔지는 나도 아직 모르지만 말이야.


대학 시절에 동해바다 삼포해수욕장에 우리 연극부에서 공연을 갔던 적이 있거든,

해변의 모래사장에 만들어진 무대에서 말 그대로 '한여름의 공연'을 했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르네.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과 바다에 비친 달그림자 속에 둘러앉아 기타 반주에 맞춰 "조개껍질 묶어, 그녀에 목에 걸고.." 다 같이 부르며 즐거웠던 기억도 나고 말이야..


연극부 신입시절 첫여름에는 단양에 단체로 놀러 갔던 기억이 있어

기차를 타고 몇 시간을 달려서 단양역에 도착해서 또 버스를 타고 골짜기를 한참 달렸거든.. 아마도 단양 8경 중에 중선암? 인가 그랬던 것 같아.

밤새 선배들과 술도 마시고 기타 치며 놀았지, '딩동댕 지난여름 바닷 가서 만났던 여인.." 송창식의 노래를 불렀던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하네..


교회 수련회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모닥불에 작은 소지품 하나씩 태우면서 소원을 빌며 기도하던 순간도

나에겐 소소한 추억의 장면이다.


'한여름 밤의 꿈'이라는 한 문장이 주는 울림은 폭풍 같은 열정도 있겠지만, 야상곡의 잔잔한 선율이 흐르는 분위기가 느껴지잖아, 아름답고 서정적인 느낌을 주는 짧은 문장이 말이야.

한여름 밤의 꿈은 환상처럼 스쳐가지만, 지나고 나면 추억과 아련한 그림움과 웃음이 남지.

지금의 무더위와 무기력도 언젠가는 꿈처럼 기억으로 남겠지

얼마 남지 않은 이 여름에 추억의 '한여름 밤의 꿈'을 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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