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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국인을 담은 12글자

by 대전은하수 고승민

한국을 담는 한 글자, 심(心)과 힘(力)

민족과 국가의 정체성을 단 한 글자에 응축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과 역사를 들여다보면, 몇몇 글자들이 한국인의 기질과 정신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이 모든 정체성의 근원에는 '심(心)'과 '힘(力)'이라는 두 가지 핵심 동력이 존재한다.


일상 속에 흐르는 마음의 풍경: 정(情)·흥(興)·맛(味)

한국인의 생활 전반은 '마음(心)'이 움직이는 방식, 즉 '정(情)·흥(興)·맛(味)'으로 채워진다.

무엇보다 한국인의 삶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정(情)'이다. 가족과 이웃, 친구와 맺는 끈끈한 유대, 서로를 돌보는 따뜻한 마음은 공동체적 삶의 방식을 지탱해 왔다.


또한 '흥(興)'은 한국인의 활력을 상징한다. 판소리와 농악, 길거리 응원과 축제에 넘쳐나는 신명은 단순한 즐거움이 아니라, 억눌림 속에서도 삶을 불태우는 '힘(力)'의 표현이었다. 흥은 한국인의 예술적 창조성과 저력을 함께 담고 있다.


그리고 '맛(味)'은 한국적 정서를 일상으로 끌어내린다. 김치와 국밥, 비빔밥에 담긴 풍요의 맛뿐 아니라, 살아가는 맛, 멋을 즐기는 미학까지 포함한다. 한국인은 맛을 통해 삶을 음미하고, 세상을 해석해 왔다.


여기에 더해 그들이 매혹되는 것은 바로 한국의 '멋(美)'이다.

중국의 거대한 천안문과 달리 우리의 궁궐은 크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선과 곡선의 조화는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외국인들은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며, 한국의 멋을 몸으로 체험한다. 단정하면서도 우아하고, 소박하면서도 깊은 아름다움이 바로 한국의 멋이다.

깊은 정서와 역동의 근원: 심(心)과 힘(力)

그러나 한국을 설명하는 데 일상의 모습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의 역사와 정신 깊은 곳에는 보다 근원적인 정서가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한국인을 움직이는 '심(心)'과 '힘(力)'으로 응축된다.


먼저 한(恨). 식민지와 분단, 전쟁과 억압은 한국인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한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다. 눈물로 쌓인 응어리가 다시 의지저력으로 바뀌는 힘(力), 그것이 한국인의 한이다.

여기에 '혼(魂)'이 있다. 혼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관통하는 정신적 뿌리다. 쉽게 꺾이지 않고, 끝내 살아남으려는 영혼의 힘이 바로 혼이며, 이는 한국인의 '강인한 마음(心)'을 대변한다.


빛(光) 역시 중요한 상징이다. 어둠 속에서도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는 희망과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열망은 늘 한국인의 마음을 밝히는 등불이었으며, '빨리빨리' 문화로 상징되는 압축 성장의 '힘(力)'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한국인은 '화(和)'를 추구한다. 갈등이 잦고 목소리가 큰 사회지만, 그 밑바탕에는 결국 서로를 끌어안고 '조화를 이루려는 마음(心)'이 흐른다.


끝으로 '운(韻)'이 있다. 운은 울림이며, 여운이다. 시조와 가곡, 국악과 현대 K-팝까지 이어지는 한국의 문화예술은 모두 고유한 운율리듬에서 '힘(力)'을 얻는다.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심(心)과 힘(力)

오늘날 한국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K-팝과 K-드라마, 한식과 한국어, 그리고 한국적 정서와 미학이 세계인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있다. 그 과정에서 외국인들은 한국을 움직여온 ‘정(情)’과 ‘흥(興)’의 힘을 직접 체험한다.

먼저 ‘정(情)’. 한국에 와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은 따뜻한 마음의 결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밥 한 끼를 나누고, 이웃을 챙기며,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는 정(情)은 단순한 친절을 넘어선 공동체적 마음이다. 이는 한국 사회를 지탱해 온 가장 깊은 심(心)의 전통이자, 외국인들이 가장 진하게 기억하는 한국적 매력이다.

또한 ‘흥(興)’의 힘은 세계가 직접 목격하고 있다. 해외 유명 가수들이 한국 무대에 서면, 공연장 전체를 가득 메우는 ‘떼창’에 놀라며 감탄한다. 이는 단순한 팬덤의 열기가 아니라, 한국인의 흥(興)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에너지다. 모두가 하나로 호흡하며 울려 퍼지는 떼창은 한국적 힘(力)의 집단적 표현이다.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에서 느끼는 이러한 매력은 곧 한국인의 정체성을 뒷받침하는 심(心)과 힘(力)의 또 다른 증거다. 이제 한국은 스스로의 전통을 지켜내는 동시에, 세계 속에서 울림을 주는 운(韻)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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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담은 열두 글자: 心과 力의 조화

'정(情)·흥(興)·맛(味)'은 우리의 일상을 채우는 마음(心)의 표현이며,

'한(恨)·혼(魂)·빛(光)·화(和)·운(韻)'은 우리의 내면을 지탱하는 정신(心)과 동력(力)의 결합이다.


이 모든 글자는 결국 한국인의 '따뜻하고 끈질긴 마음(心)'과 '역경을 극복하고 도약하는 힘(力)'을 중심으로 모인다. 이 '심(心)'과 '힘(力)'의 조화가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빛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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