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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강, 은빛 숨결 맺힐 때

2025년 10월 9일 아침에.

추석 연휴 내내
달을 시샘하던 비 그치면,
높은 하늘, 푸른 공기 깊어진다네.


이제 곧 상강이라,

스물넷 절기 중 열여덟째,
서리가 대지 위에 살포시 앉는다네.


새벽마다 들풀잎 끝엔
은빛 숨결이 맺히고,
감나무 가지마다 붉은 등불이 달리겠지.


해는 짧아지지만
마음은 깊은 가을 속에서 따뜻이 익어간다.

떨어지는 낙엽 한 장 잡아타고
가을바람 따라
산으로, 들로 단풍 구경 가자꾸나.


바람이 스치면 생각나겠지,
지난 계절 두고 온 얼굴들,
그 미소 하나까지.


오늘은 그저 바람 부는 쪽으로
걸어가 볼까.
곧 낙엽의 주단이 깔리겠지.


나의 지난날도,
서리처럼 반짝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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