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성의 결이 깊은 사람이다.
대자연의 웅장함보다, 그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변화에 더 마음이 간다.
낙엽 한 장이 떨어지는 소리, 바람이 바뀌는 냄새, 비 온 뒤 풀잎 위에 맺힌 물방울.
그런 사소한 움직임 속에서 삶의 의미를 읽고, 그 감정을 글로 옮기고 싶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변화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그래서 내 글에는 늘 감정과 시간, 그리고 사람이 있다.
삶의 냄새가 배어 있고,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하지만 나는 감성만으로 세상을 보지 않는다.
이 땅에서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현실에도 눈을 돌린다.
정치에 관심을 갖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라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 그 마음이 결국 내 글을 이끌어간다.
나는 역사를 단순히 회상하지 않는다.
과거의 인물과 사건 속에서 오늘의 현실을 해석하고,
그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를 묻는다.
내 글은 계획된 체계보다는 삶의 순간에서 피어난다.
뉴스의 한 장면, 누군가의 한마디, 스쳐 지나간 장면 하나가
나를 생각하게 만들고, 그 생각이 글이 된다.
정치적 글도 쓰지만, 그것은 주장을 위한 글이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그 질문을 통해 스스로와 시대를 성찰하는 글이다.
나는 스스로를 ‘사유하는 보수’라 부르고 싶다.
그 말은 이념을 고집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지켜야 할 것을 고민하며 지키겠다는 뜻이다.
미시적 감수성으로 포착한 삶의 진실을
거시적 시대 성찰의 맥락에 연결하여,
균형 있는 시각을 제시하는 깊이 있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원칙은 지키되, 시대를 외면하지 않고
감정이 아니라 이성으로 설득하며,
전통을 존중하되, 내일을 향해 질문한다.
그것이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의 책임이다.
물론 내 생각대로 온전히 흘러가지는 않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