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내가 나고 싶어 낳나
내가 언제 나달 라 했나
왜 내가 원치도 않은 삶은 살아야 하나
이리 살면 사는 게 아이다
잘 먹고 잘 사는 아들 보면
부럽다기보다 원수 같은 거라
부모도 없고 친구도 없는
고독과 외로움의 삶은 삶이 아닌 거라
한편 다시 생각해 보면
원망도 뭐가 보여야 원망을 하는 긴데
아부지 어무이 얼굴도 모리고
친구라곤 있어 본 적이 없으이
그나마 입에 풀칠이나 하며
이렇게 생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고마울 때도 있는 거라
그냥 뭐 그냥 사는 기지 이렇게
내 이런 삶을 대물림하기 싫어
애도 안 낳은 거라
우리 아를 나처럼 살게 하믄 되겠나
혼자 이렇게 살다 가는 게 맞다 아이가.
<장마철 우연히 찍은 사진>
길을 걷다 마주친 장면.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도 우산 하나 아래서 채소를 파는 어르신을 보고
'저분의 속마음은 어떨까' 상상하며 써봤습니다.
실제 삶을 알 순 없지만,
나도 모르게 오래 들여다보게 되는 얼굴,
그 마음에 감히 말을 입혀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