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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버지

아버지,

이제 일어나세요

왜 누워만 계세요

그렇게 좋아하시는 해가 떴어요

햇빛을 쬐러 나가셔야죠


아버지

얼른 일어나셔야죠

바람이 불잖아요

신선한 새로운 바람이 불어요

머리카락 휘날리러 가야죠


아버지

밖에 나가시죠

낙엽이 쌓여가요

아직 단풍 구경할 수 있어요

추억이 사진을 남겨야죠


아버지

안 들리세요

클라리넷 피아노 소리 들리잖아요

좋아하시는 베토벤 모차르트예요

손을 흔들어 지휘하셔야죠


아버지

발가락이 뻣뻣해져 안 움직여요

욕창이 더 심해지셨어요

어눌해지시고 잘 안 들리세요

언제까지 누워만 계실 건지요


아버지

소리쳐 보세요

박장대소하시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왜 이렇게 힘이 없으세요

예전처럼 큰소리로 기도해 주세요


제발 제발 박차고 일어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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