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음악한곡과 시 한잔-
올겨울 가보고 싶은

by 전영칠

비가 오면 차가운 이성의 세계가 감성으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현실을 잠시 내려놓고

음악한곡을 들으면서 시 한잔 하시지요.




정태춘 박은옥-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유튜브 : 진범이)




올 겨울 가보고 싶은 곳 어디엔가 있을 것이다

전영칠



올 겨울 가보고 싶은 곳

어디엔가 있을 것이다

그곳에 왜라고

그곳이 어디라고 굳이 묻지 않아도 될

그런 곳이라도 좋다

사람 때 스며들지 않은 한 줌 흙이라면

족하다


아무렴, 어떠랴

그곳은 분명 있을 것이다

스므살 그 시절 충동을 빌려

내 다시 한번 새벽열차를 타고

45억 년 말없이 쌓인 지층에 서서

아무러 히

떠 오르는 태양을 바라볼 수 있는 곳


올 겨울 가보고 싶은 곳 분명

어디엔가 있을 것이다





여행이 싫은 이 있을까요.

출발 때의 두근거림이 좋더군요.


여행 때 잃어버리지 않고 챙길 것

'어디에 있더라도 존재함'

사실 그것은

주머니에 담지 않아도 저절로 뒤따라 오지요.

마치 영혼에 깊숙이 박혀버린 DNA와도 같은 그것은

언제 어디서나

자기를 증명해 달라고 합니다.





정태춘·박은옥의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이 노래는 단순히 한 가지 범주로 묶기 어려운 깊이를 가진 곡이다. 이 노래는 '서정성과 사회적 의식이 결합된 현대 포크' 음악이다. '리얼리즘에 기반한 예술 가요'로 평가받는다.

이 노래는 정태춘 특유의 서사적인 가사와 박은옥의 맑은 목소리가 어우러져 깊은 여운을 남긴다. 가사 속 '그해 이후'라는 표현이나 '첫차'를 기다리는 행위는 듣는 이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시대적, 개인적 의미로 해석되곤 한다.

수록 앨범: 정태춘·박은옥의 10집 정규 앨범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의 타이틀곡이다. 1998년 9집 《건너간다》 이후 약 4년 반 만에 내놓은 21세기 첫 정규 음반이었다.


작사·작곡: 정태춘 / 노래: 정태춘·박은옥 / 발표 연도: 2002년 11월

가사 :

버스정류장에 서 있으마 막차는 생각보다 일찍 오니

눈물같은 빗줄기가 어깨 위에 모든 걸 잃은 나의 발길 위에

사이렌 소리로 구급차 달려가고 비에 젖은 전단들이

차도에 한 번 더 나부낀다

막차는 질주하듯 멀리서 달려오고 너는 아직 내 젖은 시야에 안 보이고

무너져 나 오늘 여기 무너지더라도 비참한 내 운명에 무릎 꿇더라도

너 어느 길모퉁이 돌아나오려나 졸린 승객들도 모두 막차로 떠나고


그 해 이후 내게 봄은 오래 오지 않고 긴긴 어둠 속에서 나 깊이 잠들었고

가끔씩 꿈으로 그 정류장을 배회하고 나의 체온 그 냄새까지

모두 기억하고 다시 올 봄에 화사한 첫차를 기다리며

오랫동안 내 영혼 비에 젖어 뒤척였고


뒤척여 내가 오늘 다시 눈을 뜨면 너는 햇살 가득한 그 봄날 언덕길로

십자가 높은 성당 큰 종소리에 거기 계단 위를

하나씩 오르고 있겠니

버스정류장에 서 있으마

첫차는 마음보다 일찍 오니 어둠 그쳐 깨는 새벽길 모퉁이를 돌아

내가 다시 그 정류장으로 나가마 투명한 유리창 햇살 가득한 첫차를 타고

초록의 그 봄날 언덕길로 가마 투명한 유리창 햇살 가득한 첫차를 타고

초록의 그 봄날 언덕길로 가마

초록의 그 봄날 언덕길로 가마


노래의 유래와 배경

이 노래는 정태춘이 겪어온 '환멸의 시대'를 지나 새로운 희망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시대적 배경: 1980년대의 치열한 투쟁과 1990년대 IMF 경제 위기, 그리고 변하지 않는 현실에 대한 무력감을 통과한 후의 감정을 담고 있다. 가사 중 "그해 이후 내게 봄은 오래 오지 않고"라는 구절은 1980년 광주나 혹은 뜨거웠던 민주화 운동의 시기 이후 찾아온 내면의 겨울을 상징한다.

상징적 의미: 막차는 지나간 과거, 혹은 절망의 끝을 의미한다. 모든 승객이 떠나간 뒤 홀로 남겨진 정류장은 고립된 개인 혹은 운동의 쇠퇴기를 뜻하기도 한다.

첫차는 다시 올 희망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밤새 어둠 속에서 뒤척이며 기다린 끝에 맞이하는 '햇살 가득한 첫차'는 비록 현실은 고통스럽더라도 다시 꿈을 꾸겠다는 작가의 자전적 다짐이 투영된 것이다.

음악적 구성은 아코디언의 구슬픈 선율과 박은옥의 맑으면서도 처연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긴 기다림 끝에 찾아오는 새벽의 풍경을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