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면 차가운 이성의 세계가 감성으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현실을 잠시 내려놓고
음악한곡을 들으면서 시 한잔 하시지요.
전 영 칠
눈은 안드로메다 성운으로부터 내리고 있었다
흰 손수건으로, 어머니로 내리고 있었다
아르페지오 주법으로 내리고 있었다
가라앉는 것은 히말라야 시더 가지뿐만은 아니었다
지상 모든 것 눈 되어 함께 가라앉고 있었다
모두가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기어들고 있었다
하나가 되고 있었다 그러면서
모든 동작은 정지된 모습 되어
화면으로 자막이 추억처럼 흐르고 있었다
(영원한 그 모습대로 남기고 싶은 많은, 눈.
진정 '눈의 정서'는
정지되어 버린 사진 속에서나 가능한 것일까
사진 속에는 눈 내림 이후의 질척거림이 없다
많은 눈의 풍경 사진은 언제나 해피엔딩이다.)
나는 눈 냄새 맡으며
마른하늘을 쳐다본다
밤하늘 가득 반짝이는
보석 천하
닿을 수 없어 더욱 가고 싶은
안드로메다
안… 드… 로… 메… 다
공즉시색(空卽是色) - 색은 지상에서 우리가 매일 만나는 유채색 일상의 모습들이라 한다면 공은 그 내면에 있는 무채색이라 할 수 있다. 프리즘 하나를 펼치면 빨강, 주홍,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의 세계가 펼쳐진다. 온 갖 색안에는 공이 들어 있다. 공과 색은 둘이 아니고 하나다. 온갖 색을 합치면 공이 되고 공을 펼치면 온갖 색이 된다.
눈이 온다.
비유컨데 눈은 공과 같다.
온갖 색갈을 뽐내던 세상이 그 속의 정체를 드러낸다. 하얀 무체색 - 세상은 원래 하나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무채색 공의 세계는 시시비비가 없다. 선악도, 생사도, 시공도, 분별도 없다. 온통 하얀세계의 풍경을 보면 황홀한 공의 세계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