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명상(徒步冥想) 24 - 구인사에서 미래를 보다

사진 : 구인사 전경

by 전영칠

소백산 6 자락길 (구인사 주변 임도길)


코스 : 보발재 ~ 온달관광지 ~ 영춘면사무소

* 보발재 위치 : 충청북도 단양군 가곡면 (보발리 산 13-5 근처)

거리: 약 13.8km




전국사찰 중 최대규모인 구인사



구인사는 대한불교 천태종의 중창조인 상월원각대조사(上月圓覺大祖師)가 1945년에 창건한 사찰이다.

1967년 종헌과 종법을 제정하고 천태종을 중창하면서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본산이 되었다.

구인사는 전국 사찰 중 최대 규모로 소백산 기슭의 깊은 골짜기에 50여 동 이상의 전각들이 들어서 있고 1만여 명이 동시에 상주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일반적인 사찰과는 달리 현대식 대형 콘크리트 건축물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구인사는 천태종 140여 개 전국 사찰을 관장하는 총본산 사찰이다.

천태종은 관음신앙을 중요시하며, 구인사에서는 신도들이 주로 '관세음보살'을 간절히 연호하는 관음정진(철야 정진 포함) 기도를 행한다. 특히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는 입소문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은 불교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신앙되는 보살 중 한 분이다. '관세음'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본다'는 뜻으로, 고통받는 중생이 간절히 부르면 그 소리를 듣고 구제해 주는 대자대비(大慈大悲)의 상징이다. 관세음보살은 여성적인 자비의 어머니 형상이다. 국내 4대 기도도량인 양양 낙산사, 강화 보문사, 남해 보리암, 여수 향일암은 모두 한국의 대표적인 관세음보살 불교 도량(관음성지)이다.


나는 2007년 경 명상과 기도를 하기 위해 2박 3일 동안 이곳을 방문했다. 내가 머무르는 기간 동안 2,500여 명이 관음정진 기도를 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 많은 신도들이 밤을 새워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을 소리 내며 합심으로 기도하던 것을 지금도 뚜렷하게 기억한다. 스님들도, 신도들도 열렬히 정진하던 모습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최근의 기도 모습들은 어떨까.

2025년 설을 맞아 진행된 정초 참배에는 11일부터 18일까지 8일간 총 10만여 명의 신도가 동참한 것으로 추산되었다. 일부 최근 자료(2025년 9월 게시물)에서는 정초참배나 석가탄신일이나 상월원각대조사 탄신일 등이 아닌 평일 승려들의 수행열이나 신도들의 기도열이 90년대나 이전 같지 않고 상당히 감소했으며, 종단 분위기가 불공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는 자료가 나왔다. 이는 일상적인 상주 인원이나 정규 기도에 참여하는 인원의 감소를 시사한다. 20여 년 전의 기도열과 비교했을 때, 상시적인 기도에 참여하는 인구는 다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구인사 주변에 도보할 수 있는 곳은 사찰 내부 참배길과 소백산 6자락 길이 있다. 사찰 내부 참배길은 거리는 짧지만 (왕복 1시간 이상 소요) 경사가 험하고 계단이 많다.

소백산 6 자락길은 보발재 ~ 온달관광지 ~ 영춘면사무소를 거치는 13.8km 코스이다. 난이도가 보통 수준으로, 완만한 임도와 숲길이 포함되어 있어 사찰 내부보다는 걷기 편하다. 이 길을 추천한다.

보발재는 해발 540m의 3km 고갯길로, 단양군 가곡면 보발리와 영춘면 백자리에 있다. 가을 단풍길로는 가히 세계적이라 할만하다. 이곳이 전국구 단풍 명소로 발돋움한 데에는 단양군의 숨은 노력이 결정적이었다. 본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었지만, 단양군은 그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2020년, 가곡면 향산 삼거리부터 보발재를 거쳐 구인사로 향하는 약 3km 도로변에 단풍나무 500여 주를 추가로 심는 계획적 조림 사업을 단행했다. S자형으로 굽이 굽이돌고 도는 단풍길은 숨이 막힐 듯 총천연색으로 물들인 수채화의 길이다. 다만 단풍철에 몰려드는 차들이 많아 도보 시 주의를 요한다.

2025년 10월에 보발재 정상에 전망대 공사가 마무리되었다. 전망대에서 가을 경치를 핸드폰이나 카메라에 담으면 된다.


단양군 보발재



구인사 광명당에서 나의 미래를 보다



내가 머물던 곳은 광명당이었다. 광명당은 단층이었으나 철거하고, 2010년 11월에 지상 4층, 지하 2층 높이 23m의 대형법당인 광명단이 되었다.


도착 후 첫날은 천천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건물과 기도하는 모습들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보냈다. 건물 내부는 물론 처마 아래에도 기도하는 이들로 가득 찼고, 그들은 철야기도 하다가 지치면 그 자리에서 누워 자기도 하는 형국이었다.


둘째 날 광명당 한쪽에 앉아 나 역시 '관세음보살'을 연호하며 신도들에 맞추어 관음정진 기도를 했다.

4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내 눈앞에 스크린이 펼쳐지며 환상이 보였다. 눈을 감아도 보이고 눈을 떠도 환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엄청나게 큰 배가 보이고 하늘에서는 하얀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그 속에서 노아의 가족들이 나를 축복해주고 있었다. 그 환상을 필두로 내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보였다.

그때였다. 나와 함께 온 도반이 내 등을 두드리며 사탕을 주었다. 나는 환상 보는 것을 멈추고 싶지 않아 얼른 사탕을 받고 다시 반가부좌 자세를 취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1시간가량 내 미래에 이루어질 것들을 보았다. 모두 11가지였다. 2025년 현재 당시에 내가 보았던 11가지의 환상 내용 중 일부가 이루어졌다. 가장 중요한 내용 몇 가지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남아 있다. 그 몇 가지는 내가 이생에서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목표이며 목적에 부합한다.



온달관광지는 고구려의 영웅 온달 장군과 평강 공주의 전설을 테마로 조성된 영춘면 최대 복합 역사 관광지이다.

고구려 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하며, 역사 유적지와 테마파크 기능이 결합되어 있다.

온달 장군이 신라군과 싸우다 전사했다는 전설이 깃든 채 현재까지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고구려 시대의 산성인 온달산성, 총길이 약 700~800m의 석회암 동굴로, 동굴 내부에 종유석과 석순 등 신비로운 지형경관이 발달해 있고 온달장군이 신라군과 전투 중 쉬기도 했다는 온달동굴, 1만 8000㎡의 부지에 궁궐·후궁·주택 등 50여 동의 고구려 건물과 저잣거리 등 그 당시 문화와 생활상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드라마 촬영장으로《태왕사신기》,연개소문》, 《천추태후》,《정도전》등을 촬영한 온달 오픈세트장, 온달 장군의 일생과 고구려 역사에 대한 자료를 전시한 온달전시관이 있다. 전시장 내부는 온달 장군의 투구를 본떠 만들었다. 봄, 가을이면 가족들이나 연인들, 단체 등 관광객들로 붐빈다.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구인사.

수천 명이 밤을 새워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에서, 인간에게는 '이룸'을 받고 싶은 간절한 소원 한 가지 이상은 있는 것 같다. 이 세상에는 인간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인간의 노력으로 할 수 없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간절히 기도해서 이룰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이지 고맙고 감사한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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