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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고객에게 감사하자

by 최환규

5월에 경험한 두 가지 사건을 공유하면서 고객서비스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자 한다. 첫 번째 사건은 카페에서 있었던 일이다.

사무실 로비에 카페가 있는데 아침 8시에 문을 연다. 며칠 전 아침 출근길에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겠다’라고 생각하며 로비에 도착했다. 그때가 7시 55분이었는데, 카페 입구는 의자로 막혀있었다. 카페가 영업하기 전이지만 주인에게 사정하면 커피를 마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계산대에 다가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출근까지 남은 시간이 애매해 주인을 부르자 주인이 나타났다. 주인에게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 부탁합니다.”라고 주문하자 그 사람이 “아직 8시가 되지 않아 판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8시 전에는 카페에 들어오면 안 됩니다. 의자로 입구를 막아놓은 것 보이죠?”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주인의 말을 들으면서 ‘영업시간 전에 주문한 것이 주인에게 저런 싫은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큰 잘못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8시가 출근 시간이라 그전에 커피를 가져가겠다는 생각으로 한 주문에 짜증을 내고, 영업 전에 주문하면 안 된다고 고객을 교육하는 카페 주인의 태도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 번째 사건은 ‘워드프로세서’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되는 워드프로세서는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한 종류의 워드프로세서는 이미 정품을 사용하고 있어 다른 한 가지는 구매 필요성이 크지 않았지만, 관공서와 같이 일부 한정된 곳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매해야만 했다.

제품을 파는 대리점에 전화해 구매 신청을 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먼저 구매한 제품의 경우 제품에 대해 문의한 당일 대리점에서 안내 메일을 받아 그다음 날 구매할 수 있었다. 다른 제품의 경우 대리점에 5번 정도 재촉했을 때, 대리점 담당자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나도 답답하다. 담당자에게 제품 구매를 위한 승인을 요청해도 반가운 기색도 없고 대응도 빨리하지 않는다.’라는 것이었다. 그 이유를 대리점 담당자에게 묻자 ‘아마도 독점이기 때문에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라는 것이다.

대리점 담당자의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회사의 담당자라면 사지 않겠다는 고객에게도 사달라고 부탁을 해야 하는데 스스로 구매하겠다는 고객의 요청을 무시하는 담당자가 아직도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이 상황을 경험하면서 그 회사 담당자에게 부러움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강자인 ‘갑’이고 물건을 파는 주인이 약자인 ‘을’로 대변되는 시대에 고객이 ‘을’인 보기 드문 회사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고객의 부당한 요구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회사를 부러워할 것이다.


제품을 구매하면서 ‘이 회사의 경영진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담당자의 처지에서 업무가 많아지면 고객의 구매 요청을 제때 응대하기 어렵다. 담당자의 업무량이 과도하면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고객이 고마운 존재가 아니라 귀찮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이때부터 고객은 그 회사의 제품을 외면하기 시작하면서 그 회사는 쇠퇴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선량한 고객은 어떤 경우에도 감사의 대상이어야 한다. 열심히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그 제품을 사용할 고객이 없다면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사람의 존재 필요성도 사라진다. 고객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더라도 고객이 눈앞에 나타나지 않으면 그 노력은 헛된 것이 된다.


직장인의 가치는 고객이 정한다. 인사담당자의 가치는 내부 고객을 얼마나 만족하게 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역할에 대한 가치가 결정된다. 세일즈 담당자의 가치는 외부 고객을 만족하게 하는 정도에 따라 정해진다.


모든 조직원은 자신의 역할이 ‘고객 만족’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모든 조직원은 수시로 ‘나의 고객은 누구인가?’, ‘나의 고객은 무엇을 원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나의 고객을 만족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성찰 질문을 통해 늘 관찰하고 대안을 모색해 보자. 아마도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자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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