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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환규 Feb 12. 2024

명절은 가족 모두가 즐겁게 보내는 날이다!

 해마다 명절이 되면 ‘가사 노동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기사가 언론에 보도된다. 기사의 주요 내용은 주로 며느리와 딸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별과 가사노동의 후유증 등이다. 극단적인 사례일 수도 있지만 남성에게 명절은 휴가이고, 여성에게는 몸과 마음이 피로와 짜증과 스트레스로 멍드는 기간이다. 명절 동안 만들어진 피로와 스트레스는 가정불화의 원인이 되는데, 명절이 끝난 후 이혼소송이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족구성원 모두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모두가 함께 하는 명절이 되어야 한다. 명절에 가족이 모이면 평소보다 가족의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준비해야 하는 음식도 많아지고, 설거지거리도 늘어난다. 이 일을 평소와 같이 특정한 사람에게 모두 맡기게 되면 그 사람은 지치고 힘들어진다. 특히 며느리가 일을 전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산더미처럼 쌓인 설거지거리를 자신에게만 떠넘기고, 눈앞에서 놀고 있는 남편과 시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희생으로 가족들이 저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구나.’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이러려고 결혼을 했을까?’ 혹은 ‘우리 집에서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자랐는데…….’라고 불만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족 모두가 함께 일하고, 함께 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명절은 ‘해마다 일정하게 지키어 즐기거나 기념하는 때’를 의미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즐기거나 기념하는’이란 문구다. 만약 며느리처럼 특정한 사람이 가사노동을 도맡게 되면 며느리에게 명절은 악몽이 될 수 있다.      


자신이 편안해지기 위해 누군가를 피곤하게 만들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오게 된다. 명절에 소파에 편안하게 누워 아내를 소가 닭 쳐다보듯 대하는 동안 아내는 마음속에서 남편과 시부모 그리고 조상들을 향해 원망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명절은 ‘가족이 함께 모여 서로가 편안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날’이라는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가사노동은 남성에게는 선택이지만 여성에게는 필수 혹은 의무인 것이 현실이다. 직장여성의 경우 하루 종일 남편과 같은 강도의 업무를 하고 난 다음 집에 오면 가사노동이나 육아라는  또 다른 일이 기다리고 있다. 직장인과 엄마의 역할을 해야 하는 여성은 주말에도 편히 쉴 수 없기 때문에 일과 삶의 불균형 상태가 된다.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진 여성은 심리적으로 웰빙(well-being) 수준이 낮고 우울 수준은 높다고 인식하게 된다.       

연애를 하면서 “나와 결혼하면 손에 물 한 방울도 묻히지 않으면서 살게 해 주겠다.”라고 약속한 남편이 나 몰라라 하면 아내는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이럴 때 배우자로부터 “정말 고생했어.”라는 따뜻한 위로의 말을 듣는다면 명절 내내 쌓인 피로와 분노가 조금은 풀리겠지만 ‘당연한 일을 했다’고 여기는 남편의 태도는 부인의 마음속에 쌓인 분노에 불을 지르는 역할을 한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항상 배우자를 배려할 필요가 있고, 배우자에 대한 배려의 가장 큰 수혜자는 자신이 된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과 함께 생활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그 원인이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이라면 자신이 배우자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스트레스가 자기를 향해 공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것으로 미래의 자신을 예측할 수 있다. 배우자와 함께 하는 사람은 나중에도 함께 할 것이고, 자신만 편하자고 배우자의 외로움과 피곤을 외면했던 사람은 ‘삼식이 새끼’라는 말을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      


진정한 명절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즐거운 시간이 되어야 한다. 누구에게는 피곤한 날로, 누구에게는 편안하게 쉬는 날로 인식되기 시작하면 명절은 사라지고, 마음속에 갈등의 씨앗을 뿌리는 날이 될 수 있다.    

  

이런 불상사는 가족 모두의 결심으로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영향력이 큰 부모의 결심이 중요하다. 딸과 며느리, 아들과 며느리를 구분하지 말고 일을 할 때는 가족 모두가 함께 일하고, 쉴 때는 가족 모두가 함께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자. 명절이 끝날 무렵에는 가족 모두가 서로에게 “수고해 준 덕분에 즐거운 명절이 되었다.”라는 인사를 하자. 아마도 가족 모두의 머리에 ‘즐거운 명절’로 기억되면서 가족 모두가 즐기는 ‘진정한 명절’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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