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은 수많은 개인의 유기적인 결합체이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역할은 조직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조직 내에는 다양한 리더십 유형이 존재하지만, 때로는 ‘정치꾼 리더’와 ‘묵묵히 제 몫을 다하는 리더’ 사이의 미묘하고도 복잡한 역학 관계가 나타나곤 하는데 조직의 건강성을 훼손하는 정치꾼 리더가 더 큰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하고, 더 많은 승진 기회를 잡는 안타까운 상황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조직 내 정치적인 리더, 즉 정치꾼 리더는 자신의 권력 유지와 확장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전형적인 행동과 언행을 보인다. 첫째, 정보를 독점하거나 왜곡한다. 중요한 정보를 일부에게만 제한적으로 공유하거나 자신의 입장에 유리하도록 사실을 과장하거나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통해 조직 내 권력 균형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작한다. 둘째, 편을 가르거나 분열을 조장한다. 특정 집단이나 개인을 편애하거나 견제하여 내부 갈등을 발생시켜 자신의 위치를 강화한다. 편 가르기나 분열은 조직구성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불안감을 조성한다. 셋째, 자신의 공로를 과장하거나 다른 사람이나 부하의 성과를 가로채려 한다. 자신의 능력이나 업적을 부풀리고, 동료나 부하의 공을 가로채거나 책임 회피에 능하다. 넷째, 보여주기식 성과와 인상 관리에 집중한다. 실제 업무 성과보다는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위, 화려한 프레젠테이션, 말로만의 약속 등에 힘쓰는 경향이 강하다. 다섯째,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한 소통과 뒷담화가 많다. 공개적이고 투명한 소통보다 뒤에서 여론을 조작하거나 특정인을 비판하여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진다. 정치꾼의 이와 같은 말과 행동은 조직 내에서 표면적으로는 높은 존재감을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신뢰 부족과 심리적 불안, 갈등을 심화시키면서 조직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건강한 문화를 위협한다.
정치적인 리더들은 조직의 본질적인 목표 달성보다는 자신의 권력 유지와 확장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꾼들의 행동은 단기적으로 성공처럼 보일 수 있으며, 조직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을 크다. 정치꾼이 조직에서 자리를 차지할수록 유능하고 진정성 있는 리더들이 설 자리를 잃는 결과를 낳는다. 조직원들은 이런 결과를 보면서 ‘진정성 있는 리더들이 노력만으로는 승진이나 인정을 받기 어렵다’라고 판단하기도 한다.
정치꾼이 득세하는 조직에서는 심리적 안전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조직구성원들은 솔직한 의견을 말하거나 건설적인 비판을 제시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정치꾼에게 가로채이거나 실수에 대한 책임이 전가될까 봐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정치꾼의 존재로 인해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이 사라지면서 조직 전반에 걸쳐 냉소주의와 불신이 확산된다. 조직원 사이에서는 ‘열심히 해봤자 정치 잘하는 사람만 인정받는다’라는 패배주의적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성과 저하로 직결된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팀원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진정한 리더들은 정치적인 게임에 휘말리기를 꺼린다. 이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포장보다는 본질적인 성과와 가치 창출에 집중하기 때문에 정치꾼 리더들의 화려함에 가려지기 쉽다. 옥석이 제대로 가져지지 않는 인사 시스템이 작동하는 환경에서는 진정한 리더들은 인정받지 못하고 소외감을 느끼게 되며, 심지어는 조직을 떠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결과는 조직이 핵심 인재를 잃는 가장 안타까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정치꾼과 같은 바람직하지 못한 리더의 성공은 조직원들에게 잘못된 성공 공식을 학습시킨다. 조직원들 마음속에 ‘나도 정치적인 처세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조직 전체의 문화는 업무 역량 강화보다는 표면적인 이미지 관리와 인맥 쌓기에 집중하게 된다. 업무에 대한 내재적 동기는 상실되고 보상이나 승진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여 창의성과 몰입도가 떨어지면서 건강한 조직 문화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정치꾼 리더는 자신의 이득을 위해 중요한 정보를 왜곡하거나 특정 방향으로 여론을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조직은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특정 개인의 정치적 목적에 들어맞는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위험이 커진다. 단기적인 시선과 왜곡된 정보 속에서 조직의 장기적인 전략과 목표는 흔들리게 되면서 조직 전체의 경쟁력 약화와 성과 저하로 이어진다.
정치꾼 리더십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조직은 점차 안에서부터 썩어 들어간다. 유능한 인재들이 조직을 떠나면서 남은 조직원들은 의욕을 상실하며, 조직 전체의 활력과 에너지는 고갈된다. 조직이 겉으로는 그럴듯한 외형을 유지할지 모르지만, 내부에는 신뢰의 균열, 비효율적인 프로세스, 만연한 냉소주의만이 남게 된다. 악화가 양화를 완전히 구축하고 나면 조직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동력을 잃고 껍데기만 남은 채 고사하게 될 것이다.
묵묵히 제 몫을 다하는 리더는 겉으로 화려하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이들은 리더의 본분인 조직의 목표 달성과 구성원의 성장을 위해 꾸준하고 성실하게 노력한다. 솔선수범하며 어려움을 함께하고 팀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공정한 원칙을 지키는 데 주력한다.
조직에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는 리더는 조직 내에 깊은 신뢰와 견고한 심리적 안전감을 구축한다. 조직구성원들은 리더의 진정성과 일관된 태도를 통해 안정감을 느끼면서 서로를 믿고 지지하는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형성한다. 리더의 지원과 격려 속에서 팀원들은 자율성을 발휘하고, 자신의 강점을 마음껏 펼치며 내재적 동기를 활성화한다. 내재적 동기의 활성화는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의 지속 가능한 성과 창출로 연결되는 핵심적인 원동력이 된다. 이들의 리더십은 마치 튼튼한 뿌리가 나무를 지탱하듯 조직의 근본적인 힘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경영진이 정치꾼 리더의 단기적이고 피상적인 성과가 아닌 묵묵히 일하는 리더의 본질적인 가치를 알아보는 것은 조직의 생존과 번영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첫째, 조직의 본질적 가치 수호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정치적 논리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 보여주기식 행정보다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리더가 많아질수록 조직은 외부 변화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하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건강한 조직 문화와 인재 양성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묵묵히 일하는 리더는 조직구성원들에게 긍정적인 롤 모델이 된다. 조직의 롤 모델이 되는 리더가 존중받고 인정받는다는 메시지는 조직원들에게 ‘꾸준한 노력과 진정성이 인정받는 조직’이라는 신뢰를 심어준다. 이런 메시지는 다음 세대 리더들에게 올바른 리더십의 방향을 제시하며, 조직 전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셋째,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장기적인 평판을 관리하는 데 기여한다. 조직 내부의 건강한 문화는 대외적인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우수 인재 유치와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결국, 묵묵히 일하는 리더가 만들어가는 긍정적인 조직 생태계는 외부에서도 인정받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정치꾼 리더의 겉으로 드러나는 성공은 조직에 단기적인 착시 효과를 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직의 근간을 흔들고 내부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진정으로 조직을 위한 경영진이라면 정치꾼 리더의 피상적인 현상에 현혹되지 않는 대신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동료와 팀원들의 성장을 진정으로 돕는 리더들의 가치를 인식하고 그들을 적극적으로 중용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을 발하는 리더들의 헌신과 노력이야말로 조직의 심리적 안전감을 구축하고, 내재적 동기를 부여하며,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내는 진정한 힘이다. 경영진이 이들을 알아보고 그들의 노고를 인정하며 보상하는 것은 단지 한두 명의 리더를 선택하는 문제를 넘어 조직의 미래를 투자하는 가장 현명하고 본질적인 선택임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