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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이 바라본 대한민국 교육의 진짜 문제점

잊고 싶은 곳에서 있고 싶은 곳으로

by 김태윤

대한민국의 교육은 사회적 문제다. 좋은 현상이 아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우리나라 교육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오로지 시험을 위한 공부“

“과도한 경쟁”

“암기를 강요하는 주입식 교육“


틀린 말은 없다. 하지만 나는 문제점을 이야기하려면 본질을 먼저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3의 입장에서 바라본 ‘진짜’ 문제를 알아볼 것이다.


교육의 본질

인간 사회는 왜 교육을 할까? 교육의 목적은 뭘까?

내가 생각하기에 교육의 목적은 ‘사회화’에 있다.

한 명의 사람으로서 해야 할 최소한을 가르쳐 주는 게 교육이다.

사회에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기르게 해 주는 게 학교의 역할이다.

이 역할은 잘 실행되고 있을까?


갈등과 혐오 그리고 교육

현대 사회는 갈등과 혐오의 시대라고 한다.

나는 이런 현상의 근본에는 교육이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나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경쟁의식이 머릿속에 자리 잡는다.

다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닌, 틀린 것을 배척하라는 것을 배운다.

모든 것이 등수로 매겨지는 환경에서 존중이 들어설 자리가 있을까?


경쟁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사람은 많기 때문에 경쟁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적어도, 다 같이 성장하는 교육을 만들 수는 있지 않을까.


시험

시험은 자신이 아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 핀란드의 시험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핀란드에서 시험은 1등을 가려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시험은 누가 성적이 떨어지는지를 찾아내서, 추가적인 교육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어떨까.

오로지 상위권을 위한 시험이다.

물론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더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은 옳은 일이다.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하위권 학생들에게 있다.

점수가 낮은 학생들에게는 그 어떤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노력 부족”이라는 명목으로, 그들을 배척한다.


바로 이 부분이 잘못됐다.

시험은 학생들을 걸러내는 ‘자연선택’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뒤처지는 학생을 찾아내고 교육의 목적인 ‘사회화’를 위한 추가적인 교육을 해주어야 한다.


목적의 상실 : 원하는 게 없어요

현재 학생들에게 왜 공부를 하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있는 학생은 극소수다.

그나마 나오는 대답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일 것이다.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핵심은 억지로 하는 공부는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끝난 후에 대부분의 내용을 까먹는 이유다.

이는 사회 전체로 봐도 큰 손실이다. 학교를 나온 학생이 아무것도 모르면 교육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는데 무작정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는 것이 과연 효과적일까?


공부는 원래 재밌다

아마 이 부분이 가장 많은 사람이 공감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도 나는 공부가 재밌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 이유는 인간의 지적 욕구가 충족되기 때문이다.

만약 공부가 재미없었다면, 인류의 기술은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학교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공부를 하기 싫은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의 목적에 위배되며 역시나 사회 전체로 봤을 때 큰 손실이다.

상위 몇%만 공부하는 사회가 과연 존속할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봤을 때 계급이 나뉜 사회는 전부 붕괴했다.

성적이라는 계급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학생에게 주는 유일한 동기는 ‘시험’이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해결책일 뿐이다.

근본적으로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들려면 학생들이 공부를 재밌다고 느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공부는 경쟁의 규칙이고 생존의 수단이다.

재미를 느끼기에는 너무 극단적인 환경이다. 누가 목숨을 걸고 공부를 하고 싶을까?

학생들이 수용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잊고 싶은 곳, 있고 싶은 곳

고3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도 나중에 돌아보면 지금 고3 생활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학교는 가고 싶은 곳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를 재밌게 구성해야 한다.

공부는 재밌을 수 있다.


결론

나의 결론은 이렇다.

“학생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성 교육 실시”

나만의 주장이 아니라, KAIST 미래전략연구센터에서 출판한 ‘대한민국 국가미래교육전략’이라는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이다.

만약 대한민국의 교육에 관심이 있다면 그 책을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나의 주장이 좀 더 이해될 것이다.


비판

마지막으로, 내가 쓴 글을 스스로 비판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비판점은, 나는 좋은 교육 환경을 경험했고 현재도 경험 중이기에, 과연 ‘진짜 현실’을 제대로 봤는지는 의문이다.

나는 영훈국제중학교를 졸업했고 지금은 서울의 자사고에 다니고 있다. 즉, 일반중과 일반고의 현실은 전혀 모른다는 뜻이다.

학교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있겠지만, 실제로 경험해 본 적이 없기에, 대한민국의 공교육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안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비판점은, 교육이 잘 이뤄진 부분들을 간과한 것 같다.

대한민국 교육에는 분명 문제점이 많지만, 장점도 찾아보면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국어 교육에는 만족하고 있다. 비문학 지문을 읽는 것이 실제 독서를 할 때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낀다.

이런 부분을 무시하고 무조건 교육을 갈아엎어야 한다고 주장한 점에서는 비판받을만하다.


마무리

재밌는 글은 아니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가적인 의견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기를 바랍니다.

의견을 조금 더 정리하고 수정해서 2편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이 대한민국의 교육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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