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성진
■
유비 해학병법
■
박성진 시인
《유비, 해학병법을 펼치다》
1.
무슨 책이 있느냐 묻거든 나는 답하리라
의(義) 하나 품고 왼팔로 천하를 들었노라
공손한 웃음 속에 검은 산하가 들썩여.
2.
손은 부들부들 떨려 칼도 못 들었지만
사람 하나 얻자 하니 골목을 세 번 돌지
지략은 마음의 열쇠, 병법은 눈물 한 줌.
3.
관우 장비 끼고 다녀 상극이 따로 없네
말싸움이 병법이라 승전도 막걸리요
천하삼분, 술잔 셋, 눈치로 나눈 조정.
4.
화려한 성벽 뒤에 조조는 논어를 품고
등잔 밑 지혜 묻고 손권은 웃다 졌네
유비는 밥 한 그릇에 천년 세월을 담지.
5.
죽을 땐 시신 앞에 젖은 수건을 놓고선
제갈공명 끌어안아 다음 생도 부탁해
형님이란 허울 속에 나라 둘러맨 사람.
6.
무력보다 인덕으로 병법을 뒤집으니
허름한 옷소매에도 천하가 숨겨있다
웃으며 피 흘린 자가 진정한 승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