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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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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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마추픽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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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숨겨둔 비밀의 성
1.
구름을 베고 선다, 잉카의 돌 성채여
수천 해 잠든 신화, 태양이 지킨다네
하늘 밑 감춘 마음, 바람만 길을 안다
2.
풀잎도 말을 아껴, 저녁노을 물들이고
돌계단 천천히 올라 조상의 숨을 듣네
한 알의 옥수수에도 태양의 피가 흐른다
3.
한 줌의 흙마저도 신의 숨결 품었거늘
눈길 닿는 저 능선, 그림자도 거룩하다
잊힌 시간이여, 여전히 숨 쉬고 있네
4.
세계의 지붕 위에 유년의 별을 걸고
고요를 껴안은 채 세상의 발길을 본다
말하지 않아도 알 듯 영원의 문이 열린다
5.
하늘을 닮은 성벽, 손끝마다 정성이여
다듬은 바위 틈새, 기도처럼 짜인 꿈들
이곳은 인간이 아닌 영혼이 짓고 간다
6.
산이 품은 신비여, 안데스 잠든 전설
구름마저 숙여지는 그 침묵의 무게를
사람이 어찌 이기랴, 절로 머리 숙이나니
7.
문명은 떠났어도 유산은 여기 있으니
마추픽추 그 이름, 영원히 지워지랴
잊힌 돌 하나에도 인류의 시가 있다
8.
나는 그 길을 걷네, 태양의 길 따라가며
시간은 돌고 돌아 내 가슴을 비춘다네
하늘 아래 숨겨진 성, 나의 비밀
그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