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불국사

시인 박성진

by 박성진

경주 불국사



박성진 시인


불국사, 그 천년의 유쾌한 전설


■□

천년 고도 경주 땅에

부처님도 놀라신다

돌계단 위 앉으시어

연등 아래 포즈 잡고

“셀카는 잘 나왔느냐”

웃음 짓는 석가여래


■□

다보탑은 고요하다

반듯하게 앉아 있으나

비둘기 한 쌍 날아들어

사랑의 맹세를 하고

무량한 이탑의 품에

연애편지를 새긴다네


■□

청운교 백운교 위로

신선도 바짓가랑이

걷어올려 절로 들어

관광객 틈에 섞여

“요즘도 해탈되느냐”

물으시며 미소 짓네


■□

한 때는 불법의 향기

지금은 인스타 명소

한복 입고 돌계단에

젊은이들 줄을 선다

“극락은 모르겠지만

여긴 확실히 예뻐!”


■□

석등은 묵묵하게

밤새 길을 밝혔건만

애정표시 낙서 위에

“○○♡○○” 새겨놓고

영겁의 빛이 탄식해

불심보다 낭만 많네


■□

분황사 모전석탑도

질투 어린 눈빛 쏘며

“불국사 인기 치사해

나도 사실 잘 생겼다”

경주의 탑들 모여서

밤마다 품평회 연다


■□

역사 속엔 불타올라

삼국통일도 품었거늘

지금은 불쏘시개로

수학여행 전설 되네

부처님 웃긴 거 알제

애들 장난이 된 이야기


■□

그래도 그 신비로운

석조의 숨결 느낄 때면

천 년의 돌도 미소 짓고

하늘과 땅이 조화되어

불국의 꿈은 여전하다

웃으며 남는 여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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