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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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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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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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의 비극
1.
바다를 건너온 사내,
사슴처럼 날쌘 눈빛,
여신의 숲에 발을 들이다.
2.
말 많지 않던 그 여신,
어느새 미소를 배우고
오리온 곁에 햇살이 핀다.
3.
운명이 싫었던 걸까,
형제 아폴론의 계략,
먼 거리 활 끝, 오해가 날아든다.
4.
파도 위 점 하나 되어
웃으며 걷던 그 그림자,
활이 뚫고 간, 숨결의 끝이었다.
5.
시신을 안은 여신은
그제야 눈물을 배우고
하늘로 올려 별이 되게 한다.
6.
오리온은 떠났지만
그 밤엔 여전히 빛나네 —
보지 못한 진심이 별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