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디테와 트로이 불꽃

시인 박성진

by 박성진

아프로디테와 트로이 불꽃


박성진 시인


아프로디테와 트로이의 불꽃 (현대시조 8연)


1.


황금 사과 하나로

세 여신의 심기가 서네

심판자 된 파리스, 무거운 눈을 감는다


2.


헤라, 권력 속삭이고

아테나는 승리를 주마

아프로디테, 가장 고운 헬레네를 내민다


3.


사랑 앞에 무너져

왕비를 데려간 사내

그 뒤편에 피멍 든 신들의 미소 흐르네


4.


헬레네의 그림자

파리스의 입맞춤 속에

스파르타의 분노가 들끓고 바다를 건넌다


5.


천 개의 배가 뜨고

천 년의 원한이 자란다

영웅들의 이름도 붉은 흙에 스며든다


6.


아프로디테, 너는

전쟁터 한복판에도

사랑의 날개 펴며 아들의 창을 감싼다


7.


사랑이 만든 전쟁

죽음도 그 앞에 머문다

아름다움, 그 죄를 누가 대신 씻으랴


8.


불꽃 타오른 자리

트로이는 재로 흩어져

여신의 미소 아래 인간만 운다,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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