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성진
■
아프로디테와 트로이 불꽃
■
박성진 시인
■
아프로디테와 트로이의 불꽃 (현대시조 8연)
1.
황금 사과 하나로
세 여신의 심기가 서네
심판자 된 파리스, 무거운 눈을 감는다
2.
헤라, 권력 속삭이고
아테나는 승리를 주마
아프로디테, 가장 고운 헬레네를 내민다
3.
사랑 앞에 무너져
왕비를 데려간 사내
그 뒤편에 피멍 든 신들의 미소 흐르네
4.
헬레네의 그림자
파리스의 입맞춤 속에
스파르타의 분노가 들끓고 바다를 건넌다
5.
천 개의 배가 뜨고
천 년의 원한이 자란다
영웅들의 이름도 붉은 흙에 스며든다
6.
아프로디테, 너는
전쟁터 한복판에도
사랑의 날개 펴며 아들의 창을 감싼다
7.
사랑이 만든 전쟁
죽음도 그 앞에 머문다
아름다움, 그 죄를 누가 대신 씻으랴
8.
불꽃 타오른 자리
트로이는 재로 흩어져
여신의 미소 아래 인간만 운다, 조용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