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디테, 거품 위를 걷다

시인 박성진

by 박성진

아프로디테 거품 위를 걷다


박성진 시인


아프로디테, 거품 위를 걷다 (현대시)


바다 거품 위에

너는 조용히 걸어왔다

세상의 모든 욕망을

머리칼에 말고


사랑이라 부르지 않은 것도

너를 보면 사랑이 되었고

부러움도, 질투도

너의 거울 앞에만 서면

한없이 순해졌다


너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너를 사랑했고

그 사랑은

전쟁보다 잔인했다


트로이의 불꽃도,

한 남자의 불륜도

한 송이 장미로 덮었지

붉디붉은 치명으로


세상의 아름다움은

너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세상의 불행도

그 곁에 따라왔다


너는

사랑을 말하지 않아도

사랑 그 자체였기에

우리는 너를

끝없이 닮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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