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스티아- 불꽃의 숨결

시인 박성진

by 박성진

헤스티아, 불꽃의 숨결


박성진 시인


헤스티아 – 불꽃의 숨결 (현대시조 12연)


1.


작은 불씨 하나로

집은 숨을 쉬었다네

어머니 품처럼 따스한 그녀의 이름, 헤스티아


2.


신전보다 부엌이

왕좌보다 화롯불이

그녀에겐 더 성스러운 제단이었다


3.


사라지지 않는 불

꺼지지 않는 기도

불꽃 속에 머문 신의 속삭임 들리네


4.


전쟁 아닌 평화로

영광 아닌 일상에

신의 뜻을 심어주는 조용한 불씨여라


5.


올림포스 높은 곳

소란 벗은 여신은

자신의 자리 대신 불을 선택했더라


6.


제우스도 손 닿지 못할

그녀의 맑은 눈빛

모든 신이 머리 숙인 고요한 권능이여


7.


가장 처음 받았고

가장 마지막 남은

신탁보다 정결했던 첫 불꽃의 향기여


8.


전쟁 없는 신이요

사랑 없는 연민이요

바라보면 나를 닮은 고요한 존재더라


9.


세상은 불을 잊고

속도에 취한 시대에

그녀의 등불 하나가 삶을 밝혀주었다


10.


밥 짓고 물 끓이던

어머니의 그 숨결

그 안에 헤스티아가 가만히 살고 있네


11.


타오르는 불은 곧

사라지는 듯하나

그 잿속의 따뜻함은 천년을 품는다네


12.


나도 이제 불을 지펴

작은 집을 밝히리

세상 끝까지 꺼지지 않을 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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