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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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전사의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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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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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 – 전사의 신화 (현대시조 12연)
1.
아기 울음 들리면
칼날 옆에 누이고서
눈빛으로 생과 사를 판가름했도다
2.
어머니의 젖보다
먼저 문지른 창끝
그 쇳물에 젖은 아이, 이름은 전사였다
3.
열두 해를 넘기며
사랑 아닌 채찍으로
강철보다 더 단단한 뼈와 심장을 길렀네
4.
피 흘림을 부끄럽게
죽음을 영광이라
배웠기에 두려움도 명예를 피해 갔다
5.
스파르타의 태양은
창끝에서 떠오르고
피로 물든 방패 위에 빛을 내리쬐도다
6.
한 줄로 서서 나간다
뒤돌아보지 않는
전우들이 흘린 땀이 나라의 울타리다
7.
명령 앞에 말 없다
질문조차 사치다
복종조차 자랑되는 절제의 혼이더라
8.
죽음조차 이겨낸다
죽지 않는 그 이름
테르모필레 좁은 길에 전설이 피었도다
9.
레오니다스 왕이
말없이 벗은 투구
그 발걸음 하나하나 신화가 되더라
10.
기억하라, 이 자리에
자신보다 조국을
높이 든 자의 숨결이 아직도 서리네
11.
전쟁은 끝이 나고
영광은 먼 옛날이니
그러나 전사의 삶은 오늘도 흐르고 있다
12.
우리 또한 살아가며
하루를 전장 삼고
스파르타의 혼처럼 불꽃을 살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