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낙레온 서정 시

시인 박성진

by 박성진

아낙레온 서정 시



아낙레온 서정시 대표작 원문


〈포도주와 사랑의 노래〉


고대 그리스어 원문 (부분)


> Οὐκ ἐθέλω χρυσὸν, οὐδ’ ἀμέθυστον·

ἡ δὲ μοῦσα καὶ ὁ πόθος

μόνα μοί φίλα·

Ἀφροδίτης δ’ ἀεὶ θέλγω.




현대 한국어 번역


> 나는 황금을 원하지 않네,

자수정도 바라지 않네.

내게 소중한 것은

무사와 사랑뿐.

언제나 나를 유혹하는 건

아프로디테의 숨결이라네.



아낙레온 시


박성진 시인의 평론 — “가벼움 속의 깊이”


아낙레온의 시는 언뜻 보면 단순하다. 포도주, 사랑, 미소, 아프로디테.

그러나 그 단순함은 철학적이다.

그는 “원하지 않음”으로부터 시작한다 — 소유하지 않음으로 생의 자유를 선언하는 시인.

황금도, 보석도 아닌, 무사(詩)와 사랑.

그것은 고귀한 예술과 감정의 흐름이며,

육체와 영혼 모두를 적시는 삶의 본질이다.


아낙레온은 젊은 날의 쾌락을 찬미한 시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쾌락주의자가 아닌, 쾌락의 의미를 사유한 철학적 서정시인이다.

그의 시는 인간이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넘기고,

어디에 머물 것인가를 묻는다.


그의 사랑은 결코 무거운 소유가 아니라,

찰나의 미학이며, 유희 속의 성찰이다.





박성진 시인의 현대 시조 8연 — 《아프로디테의 숨결》


> 1연

금보다도 무겁네

포도 향 그윽한 밤

내가 가진 전부는

시 한 자락, 그대 웃음




> 2연

찬란한 보석들도

마음 하나 담지 못해

아프로디테가

눈웃음 지을 때마다




> 3연

그대의 향기 따라

내 심장은 술잔 되고

음악처럼 피어나는

이름 모를 떨림이여




> 4연

나는 오직 시 원해

그대 노래 부를 때면

시간조차 마시며

젊은 날을 태우리니




> 5연

세상의 왕관보다

네 손길이 더 눈부셔

한순간의 입맞춤

내 생애의 신탁이다




> 6연

무거운 것 내려놓고

가벼운 것 쥐고 싶다

바람 따라 흐르듯

그대 품도 그러하리




> 7연

사랑은 늘 젊은것

나이보다 숨결 믿네

아침 햇살 스칠 때

눈동자도 시가 된다




> 8연

아낙레온처럼 나

한 잔으로 노래한다

오늘 그대 있으니

인생이여, 취하라네





---


결론 및 해설


이 시조는 아낙레온적 유희와 철학의 정수를 현대어로 옮긴 것이다.


‘포도주’, ‘시’, ‘아프로디테’는 모두 삶의 감각적 기쁨과 정신적 충만함을 상징한다.


황금과 보석을 거부하는 대신, 순간의 감정과 미소를 신성시하는 이 태도는 현대인에게도 유효한 철학이다.


*박성진 시인


---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리스 서정 시 사포의 시 <파편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