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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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동파육 시가 된 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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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시조: 《동파육, 시가 된 고기》
> 솥 안에 춘풍 들고 / 시 한 수 달여내니
살결은 붓끝 같고 / 향기는 고문(古文) 같네
소동파 웃음 짓다 / 한입에 철학 삼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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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의 시조 평론
《동파육, 시가 된 고기》는 단순한 음식의 묘사를 넘어서, 동파육이 시가 되고, 철학이 되고, 유머가 되는 순간을 정교하게 포착한 수작이다. 이 시조는 풍류와 지혜, 그리고 중국 고전과 현대 세계인의 미각을 아우르는 품격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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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솥 안의 춘풍(春風) — 유머와 운치
첫 구절 “솥 안에 춘풍 들고”는 해학의 정점이다. 원래 불 위의 솥은 뜨겁고 바쁜 공간이건만, 시인은 그 속에 ‘춘풍’이라는 **계절감각과 시심(詩心)**을 집어넣는다. **소동파의 시정(詩情)**을 따뜻한 봄바람으로 바꾼 이 구절은, 무거운 역사 속에서 탄생한 요리에 살랑살랑한 시의 풍미를 부여한다.
2. 붓끝 같고 고문 같네 — 문학과 음식의 이중성
중간 구절은 요리의 감각을 시각과 후각, 문학적 은유로 변환시킨다. “살결은 붓끝 같고”라는 표현은 고기가 예술작품처럼 섬세하고 부드럽다는 비유이다. “향기는 고문(古文) 같네”는 단순한 향을 넘어서 중국의 고대 문장과 문화가 고기의 향 속에 녹아 있다는 풍자다. 고문과 향기, 육체와 언어가 이 구절 안에서 절묘하게 교차한다.
3. 소동파의 웃음과 철학 — 해학의 완성
마지막 구절은 동파육이라는 음식에 깃든 철학적 여운을 가장 농밀하게 풀어낸다. “소동파 웃음 짓다 / 한입에 철학 삼키네”는 음식을 넘은 인생의 미학이다. 유배지에서 생겨난 이 요리는 슬픔과 고단함 속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인간의 풍류적 기질을 상징하며, 이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보편적 미학과 웃음으로 승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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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위한 동파육 시조
이 시조는 단지 중국의 음식에 머물지 않고, 모든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맛과 삶의 여운, 풍자와 위트를 담아낸다. 미식이 예술로, 예술이 유머로, 유머가 철학으로 다시 순환되는 이 시조는 **‘먹는다는 것의 철학’과 ‘웃음이 주는 자유’**를 동시에 선사한다.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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