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아이, 잠든 초록의 시간

박성진 여행작가

by 박성진

카우아이, 잠든 초록의 시간



시 제목: 카우아이, 잠든 초록의 시간


박성진 시인 창작


비 내린 정오, 붉은 흙길에

야자수 잎 하나 떨어진다

바람도 숨을 죽인 듯


와이메아 협곡 너머

무지개는 소리 없이 피고

새 한 마리 느릿이 난다


사탕수수 향기 따라

잊고 있던 이름 하나

파도에 스미어 돌아온다





시 해설: “하와이의 심장, 카우아이에서 울리는 내면의 메아리”


이 시는 자연의 침묵 속에 깃든 정적과 회귀의 정서를 담아낸 서정시입니다. 카우아이 섬은 하와이 제도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섬으로, '가든 아일랜드'라 불릴 만큼 원시의 풍광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시의 배경은 비 내린 정오, 적막한 자연 속에서 시작되며, 낙엽과 고요한 바람이 시간의 흐름을 느리게 만드는 감각을 제공합니다.


1. 1연에서는 낙엽과 정오의 풍경이 등장하며 무심한 자연의 일상과 그 속에 깃든 고요함이 드러납니다.



2. 2연에서 무지개와 새는 시간의 경계를 넘는 초월적 이미지를 형성하며, 시인이 자연을 통해 감정의 이동과 성찰의 전환점을 만나는 지점을 보여줍니다.



3. 3연은 사탕수수 향기와 “잊고 있던 이름”이라는 구절로 기억과 회상의 감각을 환기시키며, 끝내 그것이 자아의 근원 혹은 과거로의 회귀로 이어짐을 상징합니다.




이 시는 전체적으로 말없는 자연 속에서 시인의 내면이 천천히 깨어나는 감각을 그리며, 인간과 자연의 정서적 일치점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파도에 스미어 돌아온다’는 마지막 구절은 삶의 수많은 잊힌 것들이 결국엔 자연 속에서 다시 태어남을 은유합니다.


박성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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