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칼럼니스트
박성진 시인의 웃어보자
■
박성진 시인
《북한 풍자 시조 3편》
---
1편. 《김일성 꽃은 말이 없다》
> 장군님의 얼굴 닮아
활짝 핀다 들었는데
냄새 맡다 까무러친
간첩 잡혀갔다
미소조차 명령받고
햇빛도 충성 맹세
꽃도 말 안 하면
사상 검열 들어온다
줄기에 족보 붙고
씨앗마다 충성 맹세
그 꽃에 꿀벌도
신원조회를 한다
해설: 김일성화를 우상화하는 북한의 현실을 풍자했습니다. 자연마저 ‘충성’의 대상이 되는 기이한 체제를 해학적으로 풀어냈습니다.
---
2편. 《인민은 줄 서 있다》
> 아침이면 줄 선다
점심에도 줄 선다
오늘도 줄은 서는데 밥은 보이지 않고
줄 서기가 경쟁이라
제일 먼저 굶는 사람
하루에 세 번 서도
칭찬받지 못한다
줄보다 긴 인민의 숨
가난도 지친다는데
수령님 얼굴만
포스터에 배부르다
해설: 식량난 속에 줄 서는 인민의 현실과 지도자의 선전 선동 사이의 괴리를 날카롭게 풍자했습니다.
---
3편. 《미사일은 난다, 인민은 기어간다》
> 하늘 위로 미사일은
날쌔게도 솟아오고
인민들은 땅바닥에
무릎으로 간다
연료는 넘쳐흐르나
국수는 물에 잠기고
우주 정복 소식마다
배꼽이 더 깊어진다
위성 쏘며 축배 들어
감자죽도 못 얻는데
밤하늘에 폭죽 대신
한숨만 흩어진다
해설: 군사력 과시와 우주개발에 몰두하는 북한 정권과, 극빈의 삶을 살아가는 인민의 모순을 유쾌한 시어로 풍자합니다.
---
작가의 말 – 박성진
> 풍자는 웃음으로 진실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이 시조 3편은 북한의 고단한 현실을 비판하면서도, 결국 인간다운 삶을 회복하길 바라는 작은 염원을 담고자 했습니다. 진실은 숨겨도 향기처럼 새어 나옵니다. 시가 그 향기를 따라가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