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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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대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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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얼굴의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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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대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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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검은 강물이 흐르던 날
우리는 이름 없이 죽어갔다
말이 총알보다 빠르게 찢기고
벵골어는 혀끝에서 처형되었다
교실은 불탔고
칠판에는 피로 쓴 문장 —
“나는 방글라데시 사람입니다”
그 문장이 목숨이었다
수천의 얼굴,
사라진 듯 지워졌지만
그 눈빛 하나하나
지구의 심장을 두드린다
군화 밑에 짓눌린 자유여
언어는 어떻게 무기가 되었는가
시체들 위로 태극 같은 깃발
붉고 초록의 절규가 펄럭인다
역사는 침묵할 수 없다
하늘에 구멍이 났고
그 구멍마다 영혼들이 피워낸
기도의 불꽃이 타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