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
단풍잎이 그리움을 넘는다
■
〈단풍잎이 그리움을 건넌다〉
■
박성진 시인 시
붉은 잎 하나
고요히 하늘을 돌아
철조망 위에 내려앉는다
총구는 말이 없고
바람만 옛이야기 전한다
그 잎을 밟지 않으려
초병은 발끝을 들고
북녘 산허리 바라본다
누군가 떠난 자리엔
이름 없는 가을이 머문다
피어 있던 기억도
떨어져야 할 계절이면
한 잎 단풍이 되나
서쪽 하늘 붉게 물들면
모두 고향 생각을 한다
분단의 선 위에서
단풍잎은 흔들리며
슬픔보다 조용한 말로
그리움을 건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