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잎이 그리움을 건넌다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단풍잎이 그리움을 넘는다



〈단풍잎이 그리움을 건넌다〉


박성진 시인 시



붉은 잎 하나

고요히 하늘을 돌아

철조망 위에 내려앉는다


총구는 말이 없고

바람만 옛이야기 전한다


그 잎을 밟지 않으려

초병은 발끝을 들고

북녘 산허리 바라본다


누군가 떠난 자리엔

이름 없는 가을이 머문다


피어 있던 기억도

떨어져야 할 계절이면

한 잎 단풍이 되나


서쪽 하늘 붉게 물들면

모두 고향 생각을 한다


분단의 선 위에서

단풍잎은 흔들리며

슬픔보다 조용한 말로

그리움을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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