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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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품은 여인의 배
〈만삭의 여인, 우주를 품다〉
박성진 시인
저녁별 하나,
배를 쓰다듬는 그녀의 손등에 내려앉는다.
그 손은 은하수를 헤엄쳐
별과 별 사이를 연결한다.
태초의 울음이
자궁 깊은 어둠 속에서
빛의 속도로 숨 쉰다.
달빛처럼 둥근 배,
그 둥근 안에 지구가 잠든다.
숨죽인 별들이
고요히 맥박을 맞추고,
무한의 중심에서 태동이 일어난다.
우주는 지금
한 여인의 뱃속에서
스스로를 다시 낳고 있다.
성좌(星座)의 기도,
가장 오래된 언어가
양수 속에서 말랑하게 꿈틀댄다.
그녀는 걷는다,
중력을 잊은 듯 조용히,
한 걸음마다 행성이 만들어진다.
그녀가 숨을 들이쉴 때마다
산소보다 먼저 생명이 탄생한다.
별보다 무거운
그 조용한 고통,
파동으로 퍼지는 어머니의 사랑.
만삭의 여인,
그대는 우주의 입구이자
끝없는 시간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