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40도 폭염의 여름, 그 속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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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 폭염의 여름, 그 속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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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텅 빈 도심 아스팔트 위로
蜃氣樓(신기루)처럼 피어난 그늘 하나,
그 아래, 나와 너는 슬리퍼를 벗는다.
고양이조차 졸음을 깬 오후,
너는 수박 한 조각을 건네며 말했지 —
“여름은 너무 솔직해서 좋아.”
햇살은 창문에 입을 맞추고
바람은 미풍이 되어
우리 어깨에 살짝 기대었다.
매미 소리조차 느긋한 오늘,
햇빛은 금실처럼 손등에 부서지고
그 속에서 우리는 말을 줄인다.
뜨겁다는 말 대신,
가만히 서로를 바라보며
얼음이 녹는 소리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