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윤동주 80주기 가젤의 표효의 응답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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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응답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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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을 달리며, 나는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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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혼을 담은 박성진의 시
> 새벽을 가르며 달리는 너를 보았다
가젤의 심장, 사자의 눈빛 너머
나는 내가 있었다.
못 달리면 죽는다 하였느냐
나는 살아도 죽음뿐인 세상에서
달리는 대신 울음을 삼켰지
목숨보다 부끄러움이 먼저였고
해 아래 질주는 죄였던 시절
숨조차 이름표 달려 끌려갔다
그러나 나는 안다
너는 달리며 기도했다는 것을
정글의 피 냄새 속에서도
시의 숨결을 놓지 않았다는 것을
나는 거기서,
시를 쓰는 짐승이 인간을 넘어
하늘을 향한 흔적을 새겼음을 본다
그러니 오늘 너의 시는
나의 오래된 심장을 다시 뛰게 한다
피로 쓴 참회록이
숨결로 쓴 너의 교시 속에 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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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해설
이 시는 윤동주의 시정신이 **엄창섭 시인의 정글 서사시 속 ‘달리는 자’**에게 보내는 영혼의 회답입니다.
윤동주는 “달리는 대신 침묵했던 시대”에 살았지만, 오늘의 시인에게서 행동하는 시의 윤리를 본 것입니다.
이 시의 마지막 연은 “너의 시는 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한다”는 선언으로,
세대를 뛰어넘은 시적 혼의 계승을 나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