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광주의 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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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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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진 시인
나는 죽지 않고,
지금도 광주의 바람으로 살아 있습니다.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이 거리에 선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피로 쓰인 언어였는지를
나는 이제 압니다.
나는 시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시는 총보다 느렸고
진실보다 늦었습니다.
도청 앞에서 누워 있던 그 이름 없는 청년의
눈동자 속에 별 하나 있었습니다.
그 별은 윤동주의 별이었고,
광주의 별이었으며,
죽은 자들이 되살린
민주주의의 별이었습니다.
나는 외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시를 씁니다.
목소리보다 더 먼 울음으로
이 거리에
시 하나를 세웁니다.
세계는 알지 못했습니다.
이 작은 나라의 남쪽에서
꽃이 피고, 피가 흐르고,
자유라는 말이
십자가처럼 찢겨 매달리던 그날을.
나는 그날을
"바람"이라 부릅니다.
다시는 오지 말아야 할 바람,
그러나 우리가 잊지 않으면
다시 불어줄 바람.
광주의 바람은
무릎을 꿇지 않았고,
별을 덮지 않았으며,
기억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내가 오늘도
시를 쓰는 이유입니다.
죽은 자들이 나를 살렸고,
침묵이 나의 입을 열게 했으며,
눈물은
다시 시작하라는 명령이었습니다.
이제 나는 말합니다.
시가 되는 그날까지,
나는 다시 광주에서 시작하겠습니다.
나는 부끄러움 없이 쓰겠습니다.
광주의 서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