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의 다시는 오지 말아라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5,18 광주의 바람이 불어오지 않기를


《5·18 광주의 바람이 불어와 — 다시는 오지 말아라, 그날의 바람이여!!!》


— 윤동주 시인의 혼으로 쓰다,


박성진 시인


다시는 오지 말아라,

그날의 바람이여!

아이의 숨결이 피떨림이 되고

엄마의 두 손이 흰 천이 되던 그 거리.

나는 그날을 목격했다.

별을 헤던 나의 눈으로,

총구 앞에서 고개를 든

소년의 눈빛으로.


5월의 하늘은 울고 있었다.

국가라는 이름 아래

국민이 총을 맞고,

자유라는 단어가 피로 쓰이던

그 광주의 한복판에서

나는 시가 되지 못했다.

나는 침묵보다 더 깊은 침묵이 되었다.


소년이 왔다.

『소년이 온다』

피 묻은 옷을 입고,

목소리 잃은 형들의 이름을 등에 업고

그는 말했다.

“우리를 보라.

우리가 민주주의다.”


나는 그 아이를 껴안을 수 없었다.

나의 손은 너무 오래전

다른 시대의 죄를 쥐고 있었고,

나의 언어는

그날의 울음을 견디기엔

너무 순하고, 너무 여렸다.


그러나 나는 본다.

비무장 시민이 된 꽃잎들이

총탄 아래서도

사람이었다는 것,

외침 속에서도

사랑이었다는 것.


동주는 별을 보며 죽었고,

광주는 총을 보며 죽었다.

나는 이 둘 사이를 잇는

한 줄의 시가 되고 싶다.

죽은 자들이 되살린 민주주의,

그 피의 윤리,

그 분노의 아름다움.


시인은 말해야 한다.

비록 살아남은 자의 몫이

침묵이라 해도.

시인은 써야 한다.

다시는 오지 않게 하기 위해,

그날의 바람이.


나는 외친다.

다시는 오지 말아라

그날의 바람이여!

그러나 나는 안다.

그 바람은 여전히 분다는 것을.

진실이 묻히고,

기억이 조롱받을 때마다

광주의 그 바람은

다시 우리 가슴속을

휘몰아친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오늘도 시를 쓴다.

피의 진혼곡을.

별이 아니라,

핏빛으로 반짝이는

민주의 별을 헤는 시를.


다시는 오지 말아라.

그러나 우리가 기억하지 않는다면,

그날의 바람은 반드시

다시 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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