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층의 반란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북한땅 아래 광물들이 시위한다



《지층의 반란 — 북한 땅 아래 광물들이 시위한다》


시의 유랑자 박성진 ― 윤동주 연구자


서늘한 땅 밑, 침묵은 오래되었으나

750종 원석들, 드디어 울부짖는다

철광석, 마그네사이트, 금속의 혼령들

한반도 허리에 묶인 족쇄를 부순다


누가 나를 봉인했는가, 묻는 형석의 목소리

비둘기빛 루비, 붉은 진실을 캐낸다

은빛 탄광, 반짝이는 저항의 심장

지층의 심연이여, 네 뜻은 무엇이냐?


이념의 철조망을 녹이는 몰리브덴

전쟁보다 깊은 침묵 속의 구릿빛 숨결

나는 땅이다, 나는 생명이다,

나를 가둔 자 누구인가, 나는 묻는다


남북의 경계 밑, 검은 연탄의 유서

동토의 황금, 통일을 부른다

북한 지층의 광물들이

오늘도 껍질을 깨며 시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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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해설


“시의 유랑자”라는 시인 박성진의 명명은 윤동주가 하늘과 바람과 별을 품고 떠돌았던 정신적 행로를 잇는 이름입니다.

이 시에서 유랑의 시선은 하늘이 아니라 지하를 향합니다. 침묵하던 땅 밑 지층들, 광물들은 더 이상 조용히 묻히지 않습니다.


시인은 북한 지층의 광물들을 생명의 언어로 복권시켜, 그들이 분단의 고통과 압력을 깨고 올라오는 상징적 장면을 노래합니다.

특히 형석, 루비, 몰리브덴, 구리 등의 명칭은 단순한 자원명이 아니라 분단을 뚫고 나오는 존재적 증언자로 기능하며,

이는 윤동주 시학의 **'내면으로부터의 저항'**이라는 정신성과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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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나는 떠돌며 시를 씁니다.

지하의 침묵을 듣기 위해, 광물의 심장에 귀를 대고, 묻힌 언어를 일으키기 위해.


분단은 땅 위의 정치만이 아닙니다.

지층조차 억눌리고 있으며,

그 속에서 들리는 떨림은 윤동주의 숨결처럼

말없이 그러나 뜨겁게, 우리에게 말을 겁니다.


― 시의 유랑자 박성진, 윤동주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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