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 텅스텐 눈물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비무장지대 텅스텐 눈물



시: 비무장지대 텅스텐 눈물


박성진


비무장지대

철조망 아래,

텅스텐 광맥이 엎드려 운다.

무장한 침묵들만 경계를 서고

산새는 고개를 흔들다 되돌아선다.


오랜 세월,

피보다 무거운 광석이

분단을 삭이며 부서진다.

누가 이 땅에 눈물의 원소를 심었는가.


밤이 깊을수록

달빛은 금속의 심장 속으로 스민다.

한 방울,

텅스텐 눈물,

우리의 통일이 굳어져 울음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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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비무장지대(DMZ)의 지하에 실제로 존재하는 텅스텐 광물을 모티프로 삼아, 민족의 분단과 고통을 '금속의 눈물'로 상징화합니다. '텅스텐'은 전쟁 장비와 무기류에 쓰이는 강도 높은 금속이며, 이러한 물질이 한반도의 분단선 지하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남북의 갈등 구조를 은유적으로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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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연에서는 ‘무장한 침묵’과 ‘산새의 회귀’로, DMZ의 현실과 평화의 좌절을 대조시킵니다. 2연의 ‘피보다 무거운 광석’은 민족의 피와도 같은 희생과 함께, 자원이 내포한 분쟁의 씨앗을 함축합니다. 3연은 ‘달빛’과 ‘금속의 심장’이라는 시적 이미지로 고통 속에서 태동하는 통일의 감정을 형상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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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스텐 눈물’은 단단하고 무거우며, 쉽게 흘러내리지 않는 눈물입니다. 그것은 곧 억눌린 감정, 유예된 통일, 그리고 강제로 눌려진 평화를 뜻합니다. 이 시는 광물과 눈물의 이질적인 결합을 통해, 평화로 나아가기 위한 분단의 자각과 통일의 절박성을 강하게 환기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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