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핀슨관 앞에서 재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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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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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슨관 앞에서 — 제2부〉
1.
좋아요
핀슨관 앞에서 멈춘
내 마음도 잠시 기숙한다
윤동주 시인의 방,
작은 창틈으로 시가 날아올 것 같아
2.
하, 그리운
웃음도 눈물도
다 묻어둔 그 골목길
그 자리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지금도 앉아 있다
3.
제2의 윤동주라고
누가 부른다 해도
나는 다만 그를 사랑한 한 사람일 뿐
그리워
하 그리워
이상의 연서를 베껴 쓰는 마음으로
그대 이름 불러본다
4.
핀슨관, 그 앞에서
윤동주를 만날 것 같은
예감이 오간다
바람이,
나뭇잎 사이를 지나며
시인의 음성을 건넨다
그대 거기 있었느냐고
나는 고개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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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이 시는 연세대학교 핀슨관 앞, 윤동주 시인의 옛 기숙사 자리를 찾아가 시인의 존재를 감각적으로 체험하는 한 순간을 그린 작품입니다. ‘하 그리운’이란 반복은 윤동주에 대한 영원한 그리움이자 존재를 향한 소환의 주문처럼 느껴지며, 시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제2의 윤동주 연구자’로 밝히면서도, 그저 “사랑한 한 사람일 뿐”이라 고백합니다. 이상의 문학적 연서처럼, 사랑과 그리움이 엉켜 있는 시정신의 감각이 짙게 배어납니다. 마지막 연에서는 바람을 통해 윤동주의 존재를 감지하며, "거기 있었느냐"는 물음 앞에 머리를 숙이는 겸허한 태도가 돋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