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방 앞에서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윤동주의 방 앞에서



시 제목: 〈윤동주의 방 앞에서〉


박성진 시인


핀슨관 앞에서

하, 그리운 윤동주 시인의

기숙사 방 앞에 섰다


사라진 웃음과

숨죽인 시대의 젊은 날

그 방엔 아직 바람이 운다


세월은 흐르고

건물의 벽도 벗겨졌지만

윤동주의 시는 벗겨지지 않았다


연희 시절, 그 어둠 속에서도

그는 별을 헤고, 참회하고,

죽음마저도 시로 끌어안았다


지금 나는

그의 문 앞에 선 또 하나의 질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시를 쓰는 이로서

그의 침묵을 다시 부르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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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


이 작품은 박성진 시인이 연세대학교 핀슨관(윤동주의 기숙사이자 현재 윤동주기념관) 앞에서 느끼는 시적 회상의 정점을 담고 있다.


윤동주의 방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역사의 통로이자 윤리의 거울로 기능한다.


시인은 “그의 문 앞에 선 또 하나의 질문”으로 자신을 위치시키며, 윤동주가 서 있던 문학과 죽음, 저항과 고백의 자리에 새로운 세대의 문인으로서 다시 서고자 한다.


“그 방엔 아직 바람이 운다”는 구절은, 윤동주의 시정신이 현재도 살아 있다는 상징적 비유이며, 시간의 먼지가 쌓여도 윤동주의 언어는 지워지지 않는 빛의 흔적임을 표현한다.


이 시는 기억과 책임의 시학을 보여주는 동시에, 윤동주를 기억하는 방식이 ‘흠모’에 그치지 않고 ‘계승’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윤리적 각성의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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