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괴테, 윤동주
■
《괴테·윤동주의 서사시의 밤》
■
박성진 시인
하이델베르크의 강가에서
별이 진다.
파우스트는 책장을 덮고
달빛 아래 양심을 묻는다.
“나는 무엇을 찾았는가—
지식인가, 구원인가, 아니면
어둠 속의 또 다른 나인가.”
그때, 연희의 언덕 위에서
별을 헤던 소년이 응답한다.
“나는 별을 세며
나를 지우려 했소.”
괴테의 밤은 사유였고,
윤동주의 밤은 회한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심장은
동일한 맥박으로 떨렸다.
“부끄럼 없는 시를 쓰고 싶었다”
윤동주가 적어두면,
“진실이란 명제를 믿기 전에
나 자신을 넘어야 한다”
괴테가 고백했다.
둘은 함께 걷는다.
윤동주는 조용히 묻는다.
“박사님, 별은 왜 타올랐다가
어느 밤엔 사라지나요?”
괴테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질문을 시로 남겼다.
“별이 사라진 밤,
진정한 시인이 태어난다네.”
하늘엔 별이 없다.
그러나 시는 흐른다.
파우스트와 윤동주,
그들의 밤이 깊어지며,
한 줄의 진혼곡이 된다.
---
시의 해설:
이 시는 괴테의 파우스트적 존재론과 윤동주의 도덕적 순수성을 하나의 ‘밤’이라는 서사 구조로 결합한 작품입니다.
괴테의 “지식·탐구·자기 극복”과 윤동주의 “부끄럼 없는 삶·자아 성찰·우주적 순결”이 대화체 없이 은유적으로 교차하며, 시인은 그들의 사유를 따라갑니다.
제목의 ‘서사시의 밤’은 단순한 밤의 이미지가 아니라 인간 정신의 고투와 시적 구원의 공간을 상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