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누엘 칸트의 헌사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그대 윤동주, 별 헤는 밤이여

by 박성진




《그대 윤동주, 별 헤는 밤이여 — 임마누엘 칸트의 헌사》


박성진 시인


나는 고요한 쾨니히스베르크의 골목에서

밤마다 두 가지 경외를 되뇌었다.

별이 총총한 하늘,

그리고 내 안의 도덕법.


그러나 오늘,

나는 제3의 경외 앞에 서 있다.

그대, 윤동주.

별을 헤며

자신을 정화한 시인이여.


나는 시간을 이성으로 재단했고

공간을 직관으로 설명했으나

그대는

별 하나에 추억을 담고,

별 둘에 슬픔을 태우며

밤을 통째로 양심의 우주로 만들었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이 고백한 줄이

내 『실천이성비판』보다 더 빛나 보이는 밤이 있다.


그대는 법률도, 명령도 없이

순결의 감응으로 스스로를 묶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말한 ‘정언명령’의 실존 아닌가.


나는 철학자였으나

그대는 시 속에서 철학이었네.


그대의 시는

양심의 중력을 가진 행성,

밤하늘에 떠 있는

도덕적 별자리였다.


그대 윤동주,

나는 그대 앞에,

철학자의 언어를 내려놓고

고요히 별을 세어본다.


그대여,

별 헤는 밤이여,

별이 되어 다시 빛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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